[기자의 눈] 재생에너지 ‘보물찾기’서 보물지도 독차지한 한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2.16 10:05   수정 2021.03.03 10:59:39

에너지환경부 이원희 기자



1600403127510

▲이원희 에너지환경부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지난 10일 한국전력이 재생에너지 플랫폼 기업으로 발전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 달성을 위해 발전사업을 직접 할 수 없는 한전에 재생에너지 발전을 허용할 모양새다. 내년 대선의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이 대표의 발언이 우려스러운 건 한전이 전력계통망을 독점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전력계통망을 독점한다는 건 재생에너지라는 ‘보물’을 찾는데 보물지도를 혼자만 가진 것과 같다. 재생에너지 발전소는 변동성이 높아 전력계통망에 불안을 준다. 재생에너지 발전소는 전력계통 상황에 맞게 건설돼야 한다. 전력계통망을 독점한다는 건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어디에 있어야 할지 훤히 꿰게 만든다. 전력계통망이라는 보물지도가 있으니 재생에너지라는 보물을 다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전력계통망 정보가 없는 민간업체는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에서 한전에 밀릴 수밖에 없다. 누구는 보물지도로 보물 위치를 다 알고 있지만 누군가는 맨땅에서 정보도 없이 보물을 찾아다녀야 하니 경쟁이 될 리가 만무하다.

한전의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여러 전문가와 민간업체들이 반대하는 이유다. 그들은 한전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진출하면 공정한 시장 질서가 파괴된다고 경고한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한전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겠다는 민주당의 강령하고 전혀 맞아 보이지 않는데도 말이다.

한전은 발전사업에 참여하면 선심 쓰듯이 전력계통망을 공유하겠다고 하지만 업계는 한전을 신뢰하지 못한다. 업계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연계형 발전소에 일어났던 일을 기억하고 있다. 정부는 ESS 연계형 발전소가 재생에너지 전력계통망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높게 주는 방식으로 전폭 지원 했었다. 하지만 ESS가 전력계통망에 이점이 없고 오히려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가중치 지급을 올해부터 중단했다. 그 결과 사업에 진출했거나 준비한 ESS 민간업계는 큰 피해를 봤다. 대신 전력계통망을 독점한 한전이 민간업계를 대신해 대규모 ESS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0

실시간 종합Top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