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이산화탄소 배출량 과다 통계 바로잡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2.18 12:22

박희천 인하대 명예교수

박희천 인하대 명예교수(수정)

▲박희천 인하대 명예교수 / 경제학과

연간 6억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하는 세계 9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우리나라는 국제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저감은 시급한 실정이다. 배출저감에 앞서 배출량을 정확히 산출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CO2 배출량은 과다하게 산출되고 있다. 과다산출의 원인은 두 가지다.

첫째, 배출량 산출의 기초자료인 에너지밸런스가 석유화학원료인 나프타 소비의 일부 중복으로의 집계, 국제에너지기구(IEA) 통계기준과의 차이 등으로 인하여 과다하게 집계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최종에너지 소비는 2억 3340만 toe(석유환산톤·각종 에너지원 발열량 비교 단위)로서 IEA 통계의 1억 8220만 toe보다 무려 5120만 toe(28.1%)가 많게 집계된다. 예를 들어 2018년 석유류 소비는 1억 1683만 toe로서 IEA 통계인 9465만 toe보다 2218만 toe(23.3%)가 많다. 이렇게 에너지소비 차이가 큰 원인은 나프타를 투입한 기초화학제품의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와 부생유의 상당부문이 중복으로 집계되고 있기 때문이다. 분석의 결과 나프타 투입의 약 25%에 해당하는 부생가스와 부생유가 석유화학부문에서 정유부문으로 되돌아가 석유제품으로 가공되어 출하된다. 이러한 "타산업유입" 만큼 나프타의 소비와 석유류 소비로 중복으로 집계되고 있다.

석유류 과다집계 중 1170만 toe는 나프타이고 1048만 toe는 나머지 석유제품이다. 이로 인하여 우리나라 석유부문은 각각 898만 톤(나프타 소비의 25%만 CO2로 배출)과 2760만 톤 등 도합 3658만 톤의 CO2를 과다하게 배출한 것으로 집계된다. 이러한 과다집계 등으로 인하여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의 부문방식(sectoral approach의 연소 및 산업공정)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2018년 CO2 배출량은 6억 8940만 톤으로서 IEA 통계인 6억 578만 톤보다 약 8362만 톤(약 13.8%)이 높게 산출된다.

둘째, 배출량 과다산출의 원인은 우리나라가 배출량 산출시 나프타의 몰입계수로 IPCC의 권고치인 75%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나프타는 소비 시 25%만 CO2로 배출된다는 것이다. 이 권고치는 1950~1982년 기간을 대상으로 미국의 석유화학 생산구조를 분석한 한 논문(G. Marland and R. M. Rotty, 1984)을 근거로 ‘IPCC 1996년 개정 배출량 산출지침’에 채택되었다. 이 권고치는 석유화학 무역구조를 반영하지 않는 ‘생산지 기준’으로서 ‘소비지 기준’의 배출량산출 원칙에 위배된다. IPCC는 각국이 자국 상황(생산 및 무역구조)에 맞게 개발한 몰입계수로 배출량을 산출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다. 일부 국가들은 75%인 IPCC 권고치와 다른 100%(벨기에·핀란드·프랑스), 80%(스페인·터키), 78%(네덜란드)를 나프타 몰입계수로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 몰입계수를 현실화 하여야 한다.

필자가 지난 2018년 스위스 제네바 대학교의 Patel 교수와 함께 2011~2015년 우리나라 석유화학산업의 생산 및 무역구조를 분석한 결과 나프타 몰입계수는 연평균 92.5%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나프타 몰입계수로 IPCC 권고치인 75% 대신 90%를 사용할 경우 2018년 나프타 소비부문 CO2 배출량은 3346만 톤에서 1339만 톤으로 2008만 톤이 감소한다.

앞서 에너지통계의 차이로 인한 배출량 과다산출 8363만 톤과 나프타 몰입계수의 변경에 따른 2008만 톤을 더하면 1억 370만 톤이 된다. 이 배출량 과다산출은 IEA가 산출한 우리나라 2018년 배출량인 6억 578만 톤의 약 17.1%가 된다. CO2 배출량을 과소하게 산출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우리나라가 배출한 것보다 더 많이 산출한다는 발표는 상당한 문제이다.

우리나라의 CO2 배출량을 정확히 산출하기 위해선 우선 에너지밸런스를 국제기준에 맞게 작성해야 한다. 특히 타산업유입에 해당되는 나프타의 부생유와 부생가스의 중복은 해소돼야 한다. 우리나라의 2018년 최종에너지 소비가 IEA 통계보다 무려 28.1% 높게 집계되었다는 사실은 납득하기가 어렵다. 나아가 CO2 배출량통계 작성에 우리나라의 나프타 몰입계수로 IPCC 권고치인 75% 대신 90%의 사용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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