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은행의 배당자제와 이익공유제 사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2.21 18:01   수정 2021.02.22 16:29:36

금융증권부 송두리 기자

-

 

은행주 배당성향이 20%로 굳혀졌다. 지난해부터 금융당국은 은행들에 자사주 매입과 배당 자제 등을 권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자본을 쌓아둬야 한다는 차원에서다.

권고라고 했지만 사실상 통보였다. 규제 산업이란 이유로 은행들은 금융당국 입을 주시하며 따를 수밖에 없는 처지다. 당국이 배당 자제를 요청했을 때 은행들은 배당까지 개입하다는 것은 과도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당국 의지대로 분위기가 바뀔 것 같다는 예상이 팽배했다.



예상은 현실이 됐고, 당국 바람에 따라 실제 은행들 배당성향은 20% 수준으로 낮아졌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5%포인트 이상 낮아진 수치다. 역대 최대 순이익을 내고서도 배당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배당 자제 권고가 무색하게, 정치권에서는 ‘이익공유제’가 논의되기 시작했다. 은행들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이자를 꼬박꼬박 받아가며 이익을 크게 벌어들인 만큼 수익을 토해내라는 것이다. 자본확충을 요청하면서 배당을 줄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쌓아둔 자본을 내놓으라는 요구가 거론되자 은행권에서는 종잡을 수 없는 압박 세례에 하소연이 터져 나왔다.

은행이 당국과 정치권의 동네 북으로 전락한 것은 은행이 정부 보호를 받으며 큰 규제 산업인 데다, 이자 수익으로 성장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깔려있는 탓일 것이다. 1998년 IMF 외환위기가 발생하자 정부는 은행들에 자금을 투입하고 통폐합을 강행하며 기사회생시켰다. 정부의 보호 속에서 자란 만큼 은행들이 대출 이자를 받고 수익을 낼 때마다 비판은 여전히 쏟아진다.

은행은 민간회사이면서 공공회사 수준의 기능이 요구되고, 주인이 없기에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도 자유롭지 못하다.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배당을 예고할 때, 은행은 여러 제약과 눈치 속에서 배당을 줄이면서 주주들 불만도 떠안게 됐다.

사모펀드 사태 등 은행권이 초래한 잘못과 맞물려 은행을 향한 인식이 더욱 곱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당국과 정치권이 은행을 과거의 시선으로만 바라본다면 은행산업 발전은 요원할 것이란 점이다. 당국자들부터 은행업은 통제하고 규제하기 쉬운 산업이란 인식을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은행의 글로벌화와 지속 성장을 위한 고민이 필요한 지금 이에 맞는 정책과 규제 완화가 실현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0

실시간 종합Top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