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400만원 인상? "명함도 못 내밀어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3.02 15:29   수정 2021.03.02 15:53:22

게임·IT업계 연봉 줄인상에 속앓이 하는 기업들 적잖아

업계 ‘눈치싸움’ 치열…막대한 인건비 부담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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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국내 대형 게임·IT(정보기술) 업체들이 최근 연봉 인상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동종 업계 기업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직이 잦은 업계 특성상 필수 인력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도 연봉 인상 등 보상책이 필요한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막대한 인건비도 부담인데다 인상 액수를 두고서도 눈치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형국이다.




◇ "이 정도로는 명함도 못 내민다"…인상해도 ‘눈치’


임직원 규모가 100명 이하인 한 중소 IT업체는 최근 임직원들의 연봉을 일괄 400만원씩 인상하는 안을 공식 발표하려다 결국 계획을 접었다. 지난달 25일 국내 대형 게임사인 ‘크래프톤’이 개발직군과 비개발직군의 연봉을 각각 2000만원과 1500만원씩 인상한다는 계획을 전격 발표해서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사내 임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연봉 인상을 계획하고 이를 대외적으로 발표하려다 결국 공식적으로 알리지는 않기로 했다"라며 "회사로서는 400만원 인상도 고심 끝에 결정한 것이었는데 결국 업계에서 명함도 못 내미는 상황이 돼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게임·IT 업계 연봉 경쟁이 이제는 ‘액수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1위 게임사 넥슨이 지난달 임직원 연봉 800만원씩 일괄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뒤 넷마블이 합류하며 넥슨과 같은 액수를 제시했다. 이어 중견게임사 컴투스와 게임빌도 임직원 연봉을 평균 800만원씩 인상하겠다고 발표했고, 조이시티는 1000만원 인상안을 제시했다. 여기에 크래프톤이 2000만원 인상을 발표하면서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게임·IT 업계의 연봉 인상 바람이 타 업종에 미치는 파장도 만만치 않은 분위기다. 실제 넷마블의 직원 연봉 인상안이 발표된 이후, 넷마블의 관계사인 코웨이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내심 기대했는데 아쉽다’는 반응도 심심치 않게 흘러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인력 뺏길까 ‘전전긍긍’…불어나는 인건비는 ‘부담’


업계의 이 같은 연봉 줄 인상에 아직 연봉 협상 결과를 발표하지 않은 대형 기업들에게 이목이 쏠려 있다. 앞서 엔씨(NC)는 넥슨과 넷마블의 인상 계획 발표 이후 전 직원 연봉을 1000만원씩 인상한다는 소문에 휩싸였지만 "사실 무근"이라며 논란을 일축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엔씨(NC) 측은 "3월까지 직원 개개인별로 성과급을 지급하고 연봉 책정을 마친 뒤 4월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으나, 회사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만큼 직원들의 기대감은 커진 상태다.

지난해 사상 처음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스마일게이트는 현재 개별 연봉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중으로, 일괄 인상 여부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크래프톤이 연봉 인상 계획을 발표한 날 인사평가 및 보상기준을 두고 ‘사내 청문회’를 열었던 네이버와 카카오는 "경쟁사 대비 최고 대우를 해주겠다"며 임직원 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임직원 수가 많은 기업들의 경우, 직원 연봉 일괄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엔씨(NC)와 스마일게이트의 경우, 임직원 규모만 각각 4000여명, 2800여명에 이른다. 직원 연봉을 일괄 1000만원씩만 인상해도 연간 불어나는 인건비는 300억~400억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능력 있는 개발자는 일부 소수에 편중돼 있는데, 몸값이 전반적으로 뛰는 양상"이라며 "이제야 IT 인력들이 제대로 대우를 받게 됐다는 말도 나오지만, 전체 수치를 보여줘야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불어나는 인건비가 부담인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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