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데이터로 본 코로나 전후의 생활변화④] 여가 관련 기업 표정도 갈렸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3.1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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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3사와 넷플릭스 구글 검색량 추이.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신유미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여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변화는 구글의 검색량 집계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

에너지경제신문이 구글 트렌드 서비스를 이용해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1월 1일부터 발생 이후인 2021년 1월 1일까지의 검색 데이터 추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공간’을 중심으로 소비하는 여가 활동에 대한 검색량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공간과는 특별히 관련이 없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나 게임 콘텐츠에 대한 검색량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구글 트렌드 검색량의 이 같은 차이는 ‘영화’ 관련 키워드의 검색량 집계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 국내 대형 영화관 체인 3사인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의 검색량은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2020년 1월 이후 크게 떨어졌다. 반면 영화관의 대체 수단으로 여겨지는 OTT ‘넷플릭스’와 ‘티빙’ ‘웨이브’의 검색량은 지난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글로벌 OTT ‘넷플릭스’의 검색량은 줄곧 상승 곡선을 그리다가 조사기간의 마지막날인 1월 1일 최고치를 찍었다.

구글데이터 검색량 집계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는 실제 우리 국민의 여가 패턴도 확연하게 바꿔 놨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국민 여가생활’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들은 코로나19 이후 문화예술행사 관람을 줄이는 대신 비대면 창구를 활용한 여가활동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8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진행한 해당 조사에서 우리 국민들의 문화예술행사 관람률은 60.5%로 전년대비 21.3% 감소했고, 문화예술행사 관람횟수도 3.1회로 전년대비 3.2회 감소해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반면 매체를 이용한 문화예술행사 관람횟수는 약 25.6회로 전년대비 2.6회 증가했다. 특히 OTT를 통한 관람 경험은 38.8%로, 전년대비 11.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CJ CGV, 롯데컬처웍스(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국내 영화관 빅3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70% 가까이 줄면서 1조원 이하로 떨어졌다. 영업이익은 총 7800억원 가량 줄면서 모두 적자로 전환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여행업계 사정은 더 참담하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의 7분의 1 수준인 1096억원으로 줄었다. 모두투어 역시 지난해 전년의 5분의 1 수준인 539억원의 매출을 냈다. 양사는 나란히 사업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반면 글로벌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의 지난해 매출도 전년대비 24% 증가한 250억달러(약 27조5625억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대표 수혜 산업으로 일컬어지는 게임 업종도 역대 최대 호황을 누렸다. 국내 게임업계 빅3인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합산 매출액은 8조317억원으로, 전년(6조5607억원)대비 약 2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상황이 잦아들면 다시 여행을 비롯한 문화 활동에 대한 수요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문화예술·관광·콘텐츠 분야 정책성과와 전망에 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들은 코로나19 종식 이후 가장 하고 싶은 여가활동으로 ‘여행(69.6%)’을 꼽았다.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는데 문화와 관광이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73.1%에 달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측은 "온라인 문화예술은 비대면 활동이 가능하고 금전적 부담이 감소되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현장감과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문화예술 및 문화시설에 대한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코로나19를 계기로 확대된 온라인 수요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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