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력가격 올라도 혜택 못 누리는 신재생E업계…한달새 SMP 11%↑ REC값 18%↓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3.24 15:59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유가 상승에 따른 전력시장 도매가격(SMP·계통한계가격) 강세에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업계가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SMP의 급상승으로 업계의 기대감이 높지만 신재생에너지 전체 전력 판매가격은 큰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은 최근 유가 상승에 덩달아 오르고 있는 SMP와 거꾸로 가고 있다. SMP와 REC가격 합계로 산출되는 신재생에너지 전체 전력 판매가격에 변동이 적은 것은 REC 가격이 하락해 SMP 상승분을 상쇄한데 따른 것이다. REC 가중치를 적용받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수익은 더 감소하게 됐다. 

 

REC 가격은 REC를 구매하는 발전회사들의 REC 수요 감소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신재생 원스톱 사업정보 통합포털에 따르면 전날 육지 현물거래시장 REC 평균가격은 1MWh당 3만3067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23일 육지 현물시장 REC 평균가격 1MWh당 4만338원보다 한 달 새 17.9%(7217원) 하락한 수치다. 

 

가중평균 통합 SMP가 지난 23일 8만4580원으로 지난달 23일 1MWh당 7만6240원에서 한 달 새 10.9%(8340원)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는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이 참여하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고정가격계약 관련 이르면 이달 말 예정된 경쟁입찰 공고를 앞두고 REC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한다. 

 

현물시장 REC 가격 하락 여파로 이날까지 가격이 반영된 이달 태양광 현물시장 REC 평균가격도 1MWh당 3만8004원으로 지난달 평균 4만57원보다 5.1%(2053원) 떨어졌다. 

 

현물시장 REC 가격이 하락하면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이 RPS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때 써내는 입찰 가격도 낮아질 수 있다.재생에너지 사업자 대부분이 RPS 고정가격계약 입찰 가격을 써 낼 때 입찰 직전 현물 거래 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 주요 수요처인 발전 공기업 등으로서는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의 입찰 가격이 낮아져 낙찰 가격이 떨어지면 재생에너지 구입비용을 낮출 수 있다. 

 

발전 공기업이 RPS 고정가격계약 입찰에 앞서 재생에너지 현물시장 구입을 줄이게 되고 이게 최근 REC 현물 거래 시장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발전 공기업들이 RPS 고정가격계약을 앞두고 인위적인 방식으로 REC 현물 거래 시장 가격을 낮추는 담합설을 제기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RPS 고정가격계약 공고가 일주일 정도 남았다"며 "REC를 구매하는 발전사들이 REC 수요를 줄여 REC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PS 고정가격계약은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초에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 RPS 고정가격계약 공고 시점과 비교했을 때 이번 하락은 이례적이다. 

 

지난해 9월 초 공고된 하반기 RPS 고정가격계약 입찰을 앞두고 7월과 8월 두 달 간 태양광 현물시장 REC 가격은 3.7% 올랐다. 지난해 4월 초 공고된 상반기 RPS 고정가격계약 입찰에 앞서 2월과 3월  두 달 간 태양광 현물시장 REC 가격도 3.1% 올랐다.

 

다만 실제로 SMP가 높고 REC 가격이 낮으면 RPS 고정가격계약에서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같은 전력을 생산해도 REC를 더 발급해주는 REC 가중치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RPS 고정가격계약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은 REC 가중치가 1.0이거나 이보다 더 부여받는다.

 

그중에서도 에너지저장장치(ESS) 연계형 태양광 발전소의 손실이 크게 나타난다. 정부는 발전 비용이 많이 들지만 산업 육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REC 가중치를 부여해 산업 활성화를 유도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연계한 태양광 발전소에는 REC 가중치를 5.0을 부여했다. ESS 연계형 태양광 발전소는 같은 전력량을 생산해도 다른 발전소보다 REC를 5배 더 받아 REC 가격이 하락하면 손실이 더 크게 나타난다.

 

 

 

REC 가중치가 5.0인 에너지저장장치(ESS) 연계형 태양광 발전사업자를 기준으로 시장 거래 가격 두 가지 사례를 비교해보면 전체 전력 판매가격에 큰 차이를 보인다. 

 

사례1의 경우 REC 가중치가 1.0 발전원일 때 SMP를 1MWh당 7만원, REC 가격을 3만원으로 가정하면 1MWh의 전력판매가격인 SMP와 REC 가격의 합계, 즉 전체 전력 판매가격은 10만원이다. 그러나 ESS 연계형 태양광 발전과 같이 REC 가중치가 5.0이면 전체 전력 판매가격 계산법은 달라진다. SMP는 1MWh당 7만원으로 그대로지만 REC 판매가격은 REC 1.0 발전원 3만원에 5배(가중치 5.0)를 곱한 15만원이 되기 때문에 전체 전력 판매가격은 이 둘을 합친 22만원이 된다.

 

사례2의 경우 SMP가 1MWh당 8만원으로 상승하고 REC 가격이 2만원으로 하락하더라도 REC 가중치 1.0 발전원일 땐 SMP와 REC 가격 합계, 즉 전체 전력 판매 가격은 10만원으로 같다. 하지만 REC 가중치 5.0을 적용하면 REC 판매가격은 2만원의 5배인 10만원이고 이 REC 가격을 SMP 8만원과 더한 전체 전력 판매 가격은 18만원이 된다. 1MWh당 SMP와 REC 가격 합계가 같더라도 REC 가중치를 반영한 실제 전력판매가격은 22만원과 18만원으로 18%(4만원) 차이나게 되는 셈이다.

 

ESS 연계형 발전사업자들은 이처럼 REC 가격 하락 등으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지난 23일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이원희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