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T 사장 "주가 부진 나도 답답…지배구조 개편으로 돌파구 찾을 것"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3.25 15:54

‘뿔난’ SKT 주주 "카카오 3배 오를 때 SKT 뭐했나" 격분



박정호 CEO "마지막 카드로 지배구조 개편…올해 반드시 해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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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SK텔레콤 CEO(최고경영자)가 SK텔레콤 본사 사옥 4층 수펙스홀에서 주주들에게 경영 성과 및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주주들의 성과는 주가다. 말로는 매번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힘쓰겠다고 하는데 정말 제고한 거 맞나?"

25일 오전 서울 중구 T타워에서 열린 제37회 SK텔레콤 주주총회에서 개인투자자라고 밝힌 한 남성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에게 쏟아낸 말이다. 그는 "SK텔레콤이 카카오와 지분동맹을 맺을 당시 SK텔레콤 주가는 23만7000원이었고 현재 25만원정도"라며 "카카오 주가는 당시보다 3배가량 올랐고, KT도 연일 신고가를 찍고 있는데 코스피가 이렇게 오르는 동안 회사는 뭘 했는지 묻고 싶다"며 격분했다.

이에 박 사장은 "주가가 SK텔레콤과 자회사들의 시가총액을 충분히 커버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에 공감한다"라며 "전 세계적으로 통신주가 저평가 돼 있는 상황이고, CEO인 저로서도 정말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배구조 개편을 마지막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고, 올해 그것이 실행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상반기까지도 아니고 조만간 구체화되는 대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간 SK텔레콤은 공정거래법 개정 시행에 대비해 중간지주사 전환 등을 활용한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해왔다. 개정된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거느리기 위해서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지분(20%)을 10% 더 늘려야 한다. SK텔레콤은 미디어(SK브로드밴드 웨이브)와 모빌리티(티맵모빌리티), 커머스(11번가·SK스토아), 보안(ADT캡스·SK인포섹) 등 신사업 자회사의 순차적 IPO(기업공개)도 추진 중이다. 전반적인 사업구조 리스트럭쳐링(재편)을 통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박 사장은 "지금처럼 자본시장의 유동성이 좋을 때 IPO를 빨리 추진해야한다는 생각"이라며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자회사 IPO에 순차적으로 나설 계획이며, 웨이브와 11번가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회사 상장 구체화 시기는 올해 4~5월로 예상하고 있다"라며 "지배구조개편 관련 발표도 자회사 상장 발표 시기와 맞춰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SK텔레콤은 분기배당 계획도 발표했다. 박 사장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분기배당을 해볼 생각"이라며 "수익변화에 따라 분기 배당 금액은 달라질 수 있지만, 지금보다 배당이 적어질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SK텔레콤은 올해를 기점으로 큰 방향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라며 "더 이상 통신회사가 아닌 명실상부 AI 컴퍼니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유영상 MNO사업대표가 사내이사로, 윤영민 고려대 교수가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재선임됐다. SK텔레콤 이사회는 사내이사 2인, 기타 비상무이사 1인, 사외이사 5인 등 총 8명으로 구성돼 있다. 2020년 연결 재무제표는 연간 매출 18조6247억 원, 영업이익 1조3493억 원, 당기순이익 1조5005억원으로 승인됐다. 현금배당액은 지난해 8월 지급된 중간배당금 1000원을 포함한 주당 1만원으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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