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재생에너지 늘어도 "석탄 의존도 여전히 높아...중국 큰 폭 증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3.30 14:05
풍력

▲풍력발전(사진=픽사베이)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지난 5년 동안 태양광,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 발전이 크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석탄발전 비중은 소폭 하락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의 경우 지난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석탄발전이 크게 늘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30일 영국 런던 소재 에너지·기후 분야 싱크탱크인 엠버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2배 가량 늘었지만 같은 가긴 석탄발전 비중의 감소 폭은 1%포인트 미만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2020년 세계 석탄소비는 파리협약이 체결된 2015년 소비량을 웃돌았다"며 "세계는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는 속도가 빠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엠버는 특히 작년에 재생에너지 발전이 크게 증가한 반면 석탄 발전이 급감한 것에 대해 탈탄소를 위한 노력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력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백신 보급으로 인해 팬데믹이 통제되고 세계 각국이 경제 정상화에 열을 올리면 이런 추세는 언제든지 반전될 수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작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315 테라와트시(TWh) 가량 증가했다. 이는 영국 전체 발전량을 웃도는 규모다. 또 같은 기간 석탄 발전은 346 TWh가량 감소했다. 재생에너지 발전이 연간 15% 성장률을 보이고 석탄의 발전비중이 3.9% 줄었다는 결과와 부합한다는 평가다.

그러나 세계 전력수요 추이를 봤을 때 지난해 화석연료 발전비중이 급감했던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요위축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2015년부터 살펴보면 세계 전력수요는 2536TWh(11%) 증가했고 특히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75%(1880TWh)로 나타났다"며 "절대적인 수준으로 봤을 때 세계 석탄발전의 감소 폭은 고작 0.8%에 불과했고 천연가스 등 기타 화석연료는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보고서의 저자이자 글로벌 시장 총괄인 데이브 존스는 "2020년 결과를 고려하면 결론은 하나뿐이다. 세계는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며 "절박함은 엄청나다.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석탄발전은 4% 감소에 그쳤으며 천연가스는 사실상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파리협약 목표 달성과 관련해 "석탄이 이산화탄소 배출의 30% 차지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향후 10년 이내 석탄이 붕괴되어야 한다"며 "그러지 못할 경우 지구촌 온도 상승 폭을 2도 이내로 제한하지 못할 뿐더러 지금까지 우리가 그런 길을 가고 있지 않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존스 총괄은 "세계 지도자들이 녹색 개발에 열을 올리는 건 좋은 것"이라며 "그러나 이와 동시에 석탄과 천연가스 발전소 폐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중국의 석탄발전에 대해 주목했다. 엠버는 석탄발전 축소에 대한 중국 정부의 다짐에도 지난해 중국의 석탄 발전량이 1.7% 늘어났다면서 전 세계 석탄발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3%로 5년 전보다 9%포인트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엠버는 또 "지난 5년 동안 중국의 석탄 발전량이 77TWh 증가하는 등 석탄 발전이 급증한 나라는 중국밖에 없다"며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중국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발전부문에서의 탈탄소가 제때 이뤄질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뮤이 양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석탄발전을 억제하기 위해 여전히 애쓰고 있다"며 "전력수요 급증이 석탄발전 증가를 일으키는데 2025년까지 중국 정부가 석탄발전소 건설의 규모와 속도를 이성적으로 통제하겠다고 다짐한 것을 볼 때 앞으로 강력한 조치가 뒤따를 것 같다"고 말했다.

엠버는 지난해 중국이 풍력과 태양광 발전량을 각각 71.7기가와트(GW)와 48.2GW 확대했으나 이는 전체 에너지 소비 증가분의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면서 주요 20개국(G20) 중 석탄발전이 크게 증가한 나라는 중국뿐이라고 꼬집었다.

중국 다음으로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 인도네시아, 멕시코, 호주 등이 꼽혔다. 반대로 G20 중에서 화석연료 비중이 가장 낮은 국가는 프랑스(10%)로, 석탄발전의 비중이 1%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프랑스가 전력수요의 67%를 원전을 통해 충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존스 총괄은 "2015년 이후의 재생에너지의 성장 속도를 봤을 때 만약 정부가 빠르게 행동에 나서면 풍력과 태양광은 화석연료를 대체할 잠재력이 아직도 존재한다"며 낙관론을 펼쳤다.

그는 이어 "실제로 작년에 석탄발전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떨어진 것에 태양광과 풍력이 일조했다"며 "그럼에도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도로 제한하기 위해선 2030년까지 석탄발전이 80%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존스 총괄은 "이에 석탄 대체와 세계 경제의 전기화를 동시에 이룰 정도로 청정에너지가 확대되어야 한다"며 "세계 지도자들은 아직 그 엄청난 도전에 대해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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