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법 탓인데'…눈치 속 비대면 대출 한시 중단하는 은행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3.31 16:20

전산 개선 위해 국민·신한·하나·우리銀 모바일 대출 등 중단



키오스트 상품 신규 등도 일부 제한



"그동안 준비했지만, 보완작업까지 시간 꽤 걸려"



은행 준비미흡 비판과 당국 눈치 속 금소법 대응

2021033101001471400063951

▲서울의 한 은행 영업점.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시중은행들이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에 따라 비대면 상품 신규 가입 등 서비스를 한시적으로 중단하고 있다. 금소법에 맞도록 전산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선데, 은행권이 준비가 늦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과 금융당국 눈치 속에서 은행들은 금소법 대응에 나서고 있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은행 앱에서 이뤄지던 모바일 전용 대출 등과 무인 단말기(키오스크)를 이용한 신규 상품 가입 등을 중단하고 있다. 지난 25일부터 시행된 금소법에 맞도록 전산시스템을 개선하는 작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금소법 시행일인 25일부터 상품성 개선을 위해 ‘KB 리브 간편대출’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KB 리브 간편대출은 리브 앱에서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전용상품으로, 최대 300만원 한도로 손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금소법에 따라 은행은 대출 고객에게 약정서 등을 메일로 발송해야 하는데, 리브 앱에 해당 기능이 없어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위해 해당 대출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고 국민은행 측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은 스마트텔러머신(STM)에서 입출금 통장을 신규하는 서비스를 4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STM은 은행 영업점을 찾지 않아도 통장 발급 등이 가능한 지능형 현금자동입출금기다.

신한은행 또한 금소법 시행에 따라 시스템 개선을 위해 지난 25일부터 4월 4일까지 한시적으로 일부 대출상품 신청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대상은 신한 마이카 대출, 소호(SOHO) CSS사이버론(개인사업자 인터넷 기업대출), 중도금·우리사주·이주비 대출 서류 접수 등이다.

하나은행은 하나(HANA)온라인사장님 신용대출, 플러스 모바일 보증부 대출 판매를 지난 24일부터 중단했다. 고객에 대한 설명 의무가 강화되면서 상품설명서 제공 시스템을 재구축해 4월 중 다시 판매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또 인공지능(AI) 로보 어드바이저인 ‘하이로보’를 활용한 거래도 지난 25일부터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투자성향 분석이 까다로워지고, 투자성향에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야 하기에 펀드 포트폴리오 알고리즘과 가입 프로세스를 재조정해 4월 중 다시 재개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키오스크 일부 서비스를 지난 25일부터 잠정 중단했다. 입출금통장, 예적금, 주택청약종합저축 신규, 각종 펀드상품 신규, 신용카드 신규 서비스 등이 대상이다.

은행들이 금소법 시행 이후 서비스 개선에 나서는 것은 금소법 시행령과 감독규정 등 하위규정이 늦게 발표한 영향이 있다고 은행권은 토로한다. 금소법 시행령은 금소법 시행을 9일 앞둔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발표됐다. 시스템 개선 작업에 꽤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한시적으로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은행권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은행권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아 은행권은 더욱 난감해 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3월 24일 금소법이 제정돼 1년 간의 준비기간이 있었음에도 은행들이 늦게 대처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은행권 한 관계자는 "모바일 앱의 경우 이용자의 투자성향 분석, 상품 추천 등의 과정을 전부 변경했지만, 은행, 상품 등에 따라 변수가 많다. 한 건씩 금융당국 측에서 다 확인해 주기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꾸준히 준비를 했지만, 보완 작업까지 시간이 꽤 걸리고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금소법이 순탄하게 정착되기를 원하는 만큼 은행권의 시스템 중단 등으로 혼선을 빚는 상황을 원하고 있지 않아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토로도 나온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금소법이 빠르게 자리잡기를 바라기 때문에, 지금의 현장 혼란을 은행 책임으로 돌리는 건 아닌지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며 "그동안 준비해온 시스템을 빠르게 가동하고, 금소법이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송두리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