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석탄발전, 예비자원의 역할 활용해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4.07 09:57   수정 2021.04.07 09:57:40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

작년 말에 정부가 발표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34)에 따르면, 현재 60기의 석탄 발전소 중 30기(15.3GW)가 2034년까지 폐지된다. 이 중에서 24기(12.7GW)는 천연가스 발전소로 대체되고 6기는 아예 사라지게 된다. 현재 7기(7.3GW)의 석탄 발전소가 새로 건설 중이긴 하지만,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석탄 발전소의 조기 폐지가 불가피하므로 상당수 석탄 발전소는 앞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작년 여름에 있었던 미국 캘리포니아 순환정전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70년만에 발생한 최악의 폭염이지만, 지난 10년간 11.3GW의 천연가스 발전소 상당수를 폐지하여 공급 예비력이 부족해진 것도 중요한 원인이었다. 원래 캘리포니아는 다른 주로부터 전력을 구매했는데 폭염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한 다른 주가 캘리포니아에 전력을 공급하지 못했다.

올해 겨울에 있었던 미국 텍사스 순환정전의 주된 원인은 평년 대비 30℃ 이상 떨어진 한파였지만, 공급 예비력 부족도 한 가지 중요한 원인이었다. 그간 석탄 발전소가 퇴출되고 이것을 천연가스 발전소 및 풍력발전기가 대체했는데 절반 가량이 한파로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다. 또한 똑같이 한파를 겪은 인근 지역(루이지애나, 아칸소, 미시시피 등)은 다른 주와 계통이 연결되어 전력을 공급받았지만 텍사스는 계통이 고립망이라 그렇지 못했다.

미국의 두 순환정전 사태로부터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은 외부에서 전기를 가져올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상기후로 인한 폭염 및 혹한에 대비하여 충분한 전력 공급 예비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가 전력수급계획 및 에너지전환 일정에 맞게 석탄발전의 퇴장을 추진하되, 설비를 무조건 폐쇄하기보다는 비상시를 대비해 예비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방법에는 2가지가 있다. 첫째, 콜드 리저브(cold reserve) 방식으로, 평상시에는 기본적인 성능을 유지하는 선에서 관리만 하다가 겨울철 또는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 기간 동안만 한시적으로 가동하는 것이다. 둘째, 휴지보존 방식으로, 평상시에는 아예 가동을 하지 않다가 공급 예비력이 부족해지는 비상상황에서 바로 가동이 가능하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선진국들이 석탄 발전소를 50년에서 60년까지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석탄 발전소는 30년만 혹은 그보다 짧은 기간만 사용되고 버려지기에는 자원이 부족한 우리에게 소중한 자산일 수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전력계통과 관련해서는 섬나라와 다름없기 때문에 공급 예비력의 확보는 절대절명의 과제이다.



독일 및 미국도 에너지전환의 과정에서 일부 석탄발전소를 예비력 자원으로 활용하다가 영구 폐쇄하고 있다. 독일은 유럽의 다른 국가에서 전력을 수입하고 미국도 캐나다에서 전력을 수입하고 있기에 영구 폐쇄가 가능했다. 따라서 우리도 폐지대상 석탄발전기 중에서 어느 것을 폐쇄하고 어느 것을 예비자원으로 활용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아울러 예비자원 활용시 어느 방식을 적용할 것이며 적용기간을 어떻게 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석탄발전의 예비자원 활용은 급격한 전기요금 인상을 방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거나 수급이 불안한 시기에 비교적 가격 및 공급이 안정적인 석탄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석탄발전 관련 일자리를 어느 정도 유지함으로써 고용을 안정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천연가스 발전소의 직간접 고용인력이 석탄 발전소의 절반에 불과하여, 석탄 발전소의 폐쇄 및 연료전환으로 대략 3,500개 정도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설비를 다 폐쇄한 후 혹한 및 폭염 발생시 예비력 부족에 직면하는 우를 범하면 안 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력 공급에 있어서는 섬나라다. 유사시 다른 나라에서 전력을 수입할 수 있는 다른 나라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우리의 소중한 자산을 버리기보다는 비상시를 대비해 최소한의 관리를 하면서 일정 기간 보존하는 것이 지혜로운 접근일 것이다. 물론 이에 소요되는 비용을 정당하게 보상하고 국민들도 지불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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