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으로 날아오른 LG전자···모바일→車전장 선수교체로 더 높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4.07 16:34

생활가전 판매 호조에 1분기 ‘최고실적’ 새역사



‘누적적자 5조원’ 모바일 접고 車전장에 집중···연간 실적에 효과 반영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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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맞춤형 가전 ‘오브제컬렉션’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LG전자가 1분기 분기 사상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날아오른 것은 주력인 생활가전의 판매 호조 덕분이다. 모바일 분야에서는 2000억원대 적자가 난 것으로 추산되지만, 7월부터 사업을 접고 자동차 전장에 집중하는 만큼 연간 실적에는 효과가 반영될 전망이다. 향후 관건은 코로나19 펜트업(pent up·억눌린) 효과로 확 끌어올린 가전 판매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다.

7일 LG전자의 올해 1분기 매출(18조 8057억원)과 영업이익(1조 5178억원)은 분기 기준으로 창사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조원 초반대로 예상됐던 시장의 이익 전망치를 크게 웃돈 ‘어닝서프라이즈’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보복 소비로 프리미엄 가전과 TV 판매가 크게 뛴 게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아직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시장에서는 LG전자의 생활가전 이익이 8000억원을 넘었을 것으로 본다.

이는 스팀가전 등 신가전의 인기가 여전하고 신형 에어컨 출시,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오브제컬렉션’의 판매 호조 등이 맞물린 결과다. 특히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맞춤형 가전’으로 불리는 오브제컬렉션이 국내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게 포인트다. 오브제컬렉션 모델은 기존 모델과 성능은 비슷하지만 단가가 더 높아 수익성 확보에 유리하다.

TV 부문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30% 정도 뛴 것으로 추정된다. 전세계적으로 올레드(OLED) TV 등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라인업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자회사인 LG이노텍도 5G 스마트폰인 아이폰12 등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 등의 판매 호조로 최대 3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모바일 부문에서는 1분기 2000억원 가량 적자를 낸 것으로 보인다. 2015년 2분기 이후 24분기 연속 적자다. LG전자는 지난 5일 열린 이사회에서 7월 31일자로 모바일 사업을 중단을 결정하고, 전장·인공지능(AI) 등 미래 사업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1분기 전장)사업은 완성차 업체의 수요 회복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늘고 적자폭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이 주목하는 점은 LG전자가 모바일에서 전장으로 ‘선수교체’를 하는 과정이다. 그간 전장사업 역시 적자를 내오긴 했으나 하반기부터 흑자전환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캐나다 부품업체 마그나와 함께 설립하는 합작법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이 7월 1일자로 출범해 하반기부터 새 먹거리도 생긴다.

이 같은 LG전자의 사업 구조 재편은 시장에서도 높게 평가받고 있는 부분이다. 이로 인해 LG전자가 올해 2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상승 랠리를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사업 철수가 결정된 휴대폰 사업이 2분기부터 ‘중단사업손실’로 반영돼 기존 회계처리에서 빠지면서 영업이익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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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프리미엄 TV ‘올레드 TV’

LG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약 3조 2000억원) 실적을 훌쩍 뛰어넘어 4조원에 육박할 수도 있다는 게 증권가의 예상이다. 프리미엄 TV 등 고가 제품 판매가 견조하고 신가전에 대한 수요도 꾸준할 것이라는 게 전제다.

다만 작년부터 코로나19 펜트업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이 같은 수요 증가 추세가 얼마나 이어질지 모른다는 점은 변수다. 갑작스러운 ‘판매 절벽’이 생기지는 않겠지만 매출·이익 성장세를 주춤하게 만드는 요인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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