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팬들, 손흥민에 '오버액션' 인종차별…"쌀 먹는 사기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4.13 09:07
맨유전 뒤 SNS서 인종차별 피해

▲손흥민 인종차별 피해에 대응한 토트넘 트위터.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전에서 골을 넣고도 패를 당한 손흥민(29·토트넘)이 인종차별 ‘악플 세례’까지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는 토트넘과 맨유의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 경기가 열였다.

경기 뒤 손흥민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그를 비난하는 맨유 팬들 댓글이 줄을 이었다.

손흥민이 과도한 연기를 해 맨유 골이 취소됐다는 이유다.

이날 경기 전반 33분 맨우 스콧 맥토미니는 손흥민과 경합을 이겨낸 뒤 돌파를 시도했다.

이후 볼을 이어받은 폴 포그바 침투 패스에 이은 에딘손 카바니 왼발 슛으로 선제골을 터트리는 듯했다.

하지만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맥토미니가 손흥민을 따돌리는 과정에서 오른손으로 얼굴을 가격한 반칙을 잡아내 골 취소를 선언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영국프로경기심판기구(PGMOL)는 맥토미니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웠다며 부주의한 행동이었다고 판정 근거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양팀 감독의 설전도 이어졌고 팬들은 분노했다.

경기 뒤 맨유의 올레 군나르 솔셰르 감독은 "카바니의 골은 훌륭했다. 속임수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며 "내 아들(son)이 상대에게 얼굴 한 대를 맞고 3분을 누워 있다 다른 10명의 부축을 받아 일어난다면, 나는 그에게 음식을 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에게 올레 감독보다는 더 나은 아버지가 있어 다행이다. 아버지는 자식이 무슨 일을 하든 먹여 살려야 한다. 자식을 먹이려고 도둑질까지도 해야 한다"며 "(올레 감독 발언에) 몹시 실망했다"고 받아쳤다.

맨유 팬들은 손흥민 과거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다이빙을 멈춰라", "축구선수가 아니라 한국 드라마 배우다" 등의 댓글을 달며 불만을 표출했다.

여기에 각종 욕설과 "DVD나 팔아라", "다이빙을 멈추고 돌아가서 고양이와 박쥐, 개나 먹어라", "쌀 먹는 사기꾼" 등 인종차별적 발언도 잇따랐다.

최근 SNS에서는 EPL 선수들을 향한 인종차별이 이어져왔다.

손흥민은 차별과 증오에 맞서는 의미로 일주일간 SNS 사용을 중단한 상태지만 자신이 SNS 인종차별 피해자가 됐다.

토트넘 구단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토트넘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리 선수 중 한 명이 혐오스러운 인종차별을 겪었다. 구단은 프리미어리그와 함께 조사를 거쳐 가장 효과적인 조처를 할 것이다. 손흥민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토트넘은 이날 전반 40분 손흥민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한 채 1-3 역전패를 당했다.

손흥민은 프로 데뷔 이후 자신의 한 시즌 정규리그 최다 득점 타이기록(14골)을 세웠으나 팀 패배와 파울 장면 논란, 인종차별 피해 등 악재를 겪게 됐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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