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조 투입 공정률 70%…이제는 멈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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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기준 강릉안인화력 발전소 건설현장 모습. 강릉에코파워 |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척석탄발전소 보다 1년 먼저 공사를 시작한 강릉 안인 화력발전소는 지난달 기준 준공률 70.24%를 달성 중이다. 건설이 준공률 40%에서 중단된 삼척석탄발전소와 달리 강릉안인 화력발전소는 비교적 건설이 많이 진행됐다.
지역시민단체와 환경단체는 강릉 안인 화력발전소 건설 중단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지역 환경 파괴와 탄소배출을 염려해서다. 준공률이 절반을 진작 넘어선 강릉 안인 화력발전소 건설이 중단되면 지역사회와 투자사의 큰 피해가 예상된다.
◇ 사업비 5조 6000억원에 설비용량 총 2.08GW…국내 최대 규모와 대등
강릉 안인 화력발전소는 사업비 총 5조6000억원에 설비용량 2.08GW의 대규모 민간 석탄발전소다. 국내 최대 규모로 지어지는 삼척 화력발전소보다 설비용량이 0.02GW 작지만 사업비는 오히려 7000억원 많다. 사실상 강릉 안인 화력발전소도 국내 최대 규모 수준이다. 강릉에코 파워에 따르면 총 사업비 5조6000억원 중 현재 약 70%(3조9000원)가 집행됐다.
강릉 안인 화력발전소는 지난 2013년 이명박 정부 당시 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건설이 확정됐다. 올해 12월이던 준공 예정일은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내년 6월로 연장됐고 이후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오는 2023년 3월로 한 차례 더 미뤄졌다.
지난 2017년 5월 공사를 시작한 강릉 안인 화력발전소는 건설기간 70개월로 2023년 3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릉 안인 석탄발전소의 시공은 삼성물산이 맡고 있다. 한국남동발전과 삼성물산의 특수목적법인(SPC)인 ‘강릉에코파워’가 발주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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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안인 화력발전소 건설 공사가 진행되는 강원 강릉시 강동면 안인진리 인근에서 나타난 해안 침식 현상. 연합뉴스 |
강릉 안인 화력발전소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현장 근처 안인 사구 일대에는 모래가 바닷속으로 계속 사라지는 해안침식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석탄발전소 주변 해안가에는 발전소에 사용할 연료인 석탄을 공급할 배를 댈 항만이 필요하다. 항만공사를 하지 않으면 원료를 운반할 수 없어 석탄발전소를 가동할 수 없다.
강릉 안인 해안가도 예외는 아니다. 공사 과정에서 모래사장이 깎여나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강릉시의원들은 지난 19일 발전소로 연료를 운반하는 데 필요한 시설을 만드느라 바닷모래를 준설하면서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한 시의원은 "배가 접안하는 데 필요한 시설인 케이슨 하나가 가로 25m, 세로 25m, 높이 35m이고 들어가는 모래량이 1만5000톤이나 된다"면서 "현재 케이슨을 20여 개 앉혔으니 그만큼 바닷모래를 준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해안 침식에 대해 강릉에코파워는 안인 해안가에 600m 길이의 생태경관보전구역을 지난달 10월부터 설치하기 시작해 내년 10월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침식구간에는 이달부터 모래 약 4만5000m㎥ 모래를 내년 8월까지 공급한다.
강릉에코파워 관계자는 "안인해안 해안선의 장기적인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해안가에 CCTV를 설치했다"며 "지속적인 사후환경영향조사를 통해 해안선의 침식상태를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석탄발전소 탄소배출 최소화 위해 최신 기술 활용
환경운동연합과 강릉시민행동 등 지역 시민사회와 환경단체 등은 강릉 안인 화력발전소 건설 백지화를 계속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석탄발전소가 지역 환경을 파괴하고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반대된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강릉시지역위원회는 "건설 중인 화력발전소가 완공되면 2.08GW의 초대형 규모로 연간 1000만톤 이상의 온실가스 배출 및 생태계 붕괴로 인해 기후 위기를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이라도 발전소 건설을 중지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강릉 안인 화력발전소가 2023년 완공돼 발전을 시작하면 설계수명이 30년인 석탄발전소는 2053년까지 발전하게 된다. 문재인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정책에 어긋나게 된다.
이에 강릉에코파워는 탄소 배출 최소화를 위해 최신 설비와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릉에코파워 관계자는 "강릉안인 화력발전소는 초초임계압(USC)의 최첨단 기술이 적용되는 고효율·친환경발전소로 기존의 초임계압 발전소보다 2~3%포인트 높은 약 44% 정도의 발전효율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는 기존 초임계압 대비 약 10.5%의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도 활용할 계획이다. CCS는 화석연료의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90% 이상을 포집한 후 압축·수송해 저장하는 기술을 말한다. CCS 기술은 지구온난화 대책으로 각국 정부와 기업이 연구개발에 한창 진행 중인 기술이다.
이 관계자는 "CCS 기술은 아직 실증 초기 및 연구개발 단계이나 향후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기술이 상용화할 경우 강릉 안인 화력발전소에도 적극 도입할 계획으로 현재 본 사업부지 내에 CCS 기술을 활용할 부지를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그 외에 태양광발전소와 연료전지와 같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설치하고 자원의 재이용 및 재활용을 해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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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안인화력발전소 조감도. 삼성물산 |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공사규모가 워낙 커 많은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발전소 주변의 지역 경제를 위해 발전소주변지역 지원사업 지원금 등을 지원한다. 발전소 운영에 따른 지역의 지방세 수익 규모도 크다. 지역에 수천명의 고용 창출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분석된다. 강릉 안인 화력발전소 건설이 중단되면 지역 경제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강릉에코파워에 따르면 발전소 건설사업에 따른 지역 경제 기대효과로는 발전소 유치를 통한 특별지원사업비·기본지원사업비 등의 국고보조금 지원과 지방세 수익 확보, 지역경제고용창출 등이 있다.
발전소주변지역 지원사업 지원금으로 정부가 지역에 건설기간 동안 특별지원금으로 약 1000억원을 기본지원금으로 매년 약 23억원을 지급한다.
지역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세 수익으로는 건설기간 중 지역 취득세로 약 1000억원을 기타지방세로는 약 74억원을 매년 얻는다. 발전소 운영기간 중에는 자원시설세와 재산·법인세 등 약 460억원이 매년 납부된다.
강릉에코파워는 강릉안인 화력발전소 건설에 따른 하도급 건설공사와 건설자재, 건설중장비 이용 등 간접파급효과를 약 145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강릉에코파워는 "공사·용역·구매 계약시 강릉시 등록업체 우선 선정 및 지역업체 참여기회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발전소 공사 건설기간 5년 동안 지역주민 일자리 창출 효과가 일평균 약 1350명을 예상하고 있다. 발전소 운영기간 중에는 직접고용 약 500명과 간접종사자 약 100명으로 총 600명 상시 고용할 예정이다. 연관 산업종사자는 약 3000명으로 추산한다.
wonhee454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