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 통 큰 사회환원···‘이재용 사면’ 힘실리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4.28 16:14

재산 60% 사회환원···"봉사와 헌신하자" 유족들 결단

경제·백신 외교 위해 사면 필요성 대두···종교·정치계도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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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삼성 일가가 고(故) 이건희 회장의 재산 중 60% 이상을 국가·사회에 환원하기로 하면서 확산하고 있는 ‘이재용 사면론’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정치권, 종교계는 물론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지속적으로 사면 요청이 올라오는 상황이라 여론을 움직일 또 하나의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가 유족들은 고(故) 이건희 회장의 재산 중 60% 가량을 국가와 사회에 환원하기로 합의했다. 12조원 이상의 상속세 납부는 물론 이와 별도로 감염병·희귀질환 극복을 위해 1조원을 기부했다. 특히 개인소장 미술품 2만 3000여점을 박물·미술관 등에 기증한다는 발표까지 더해져 문화계에도 큰 의미를 남겼다.

특히 12조원의 상속세는 작년 국가 상속세 세입의 3배 이상에 달한다. 전세계적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상속세 납부액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이 부회장 등 유족들은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말을 남겼다고 전해진다.

이 같은 ‘통큰 결단’은 사회 전반에서 일고 있는 ‘이재용 사면론’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확보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 부회장을 사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5단체는 지난 27일 청와대 소관부서에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건의서를 제출했다. 이들 단체는 건의서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화가 가속하면서 핵심 부품인 반도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치열해지는 반도체 산업 경쟁 속에서 경영을 진두지휘해야 할 총수 부재로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늦어진다면 그동안 쌓아 올린 세계 1위의 지위를 하루아침에 잃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정부와 기업이 손을 잡고 글로벌 산업의 주도권을 갖기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할 중요한 시기"라며 "과감한 사업적 판단을 위해선 기업 총수 역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기업의 잘못된 관행과 일탈은 엄격한 잣대로 꾸짖어야 함이 마땅하지만 기업의 본분이 투자와 고용 창출로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데 있다고 본다

이 같은 주장은 종교계와 정치권에서도 힘을 얻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25개 교구 본사 주지협의회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박병석 국회의장,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에 탄원서를 보내 "이 부회장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길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주지협은 탄원서에 "이 부회장이 과거의 잘못을 참회하고 자신의 맹세를 말이 아닌 실천으로 옮길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도와주길 바란다"고 적었다.

정장선 평택시장(더불어민주당)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은 반도체 전쟁이 한창"이라며 "이 부회장 사면을 정부가 강력히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 시장은 "(이 부회장의) 잘못이 있다면 반도체 전쟁에서 이겨서 갚도록 해야 하고, 전쟁에서 이기도록 기회를 주는 것 역시 하나의 용기이고 결단"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 사면을 요구하는 국민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 부회장 사면 건의가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특히 다음달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면에 대한 필요성이 집중적으로 조명 받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투자 건과 코로나19 백신을 연계하는 ‘백신 스와프’가 정·재계를 중심으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아직까지 "이 부회장의 사면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부회장 사면 건의에 대해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이 부회장은 현재 형을 사는 국정농단 사건 외에도 삼성물산·제일모직의 부당합병과 회계부정 혐의 등 또 다른 재판을 받고 있다. 이번에 사면이 된다 해도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짊어진 채 경영활동을 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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