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재산 환원 정책 나왔지만 주식 분할은 미공개
분쟁 가능성은 희박···"유족간 합의는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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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고(故) 이건희 회장의 재산을 어떻게 처분할지 결정한 삼성 일가가 주식 상속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고인이 삼성그룹 주력 계열사 주식을 워낙 많이 들고 있어 지분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주가·지배구조가 출렁일 수 있기 때문. 유족간 큰 틀에서 합의는 끝났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수감 중인 만큼 아직 세부적인 내용은 논의 중이라고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28일 유족들을 대신해 고인의 재산 기부·기증 계획을 밝히면서 지분 분할 내역은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 일가는 지난 26일 금융당국에 삼성생명 대주주 변경 신고를 하면서 고인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 20.76%를 분할하지 않고 공동 보유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과 홍라희 여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4명이 지분을 공유한다는 게 골자다. 상속인들은 원래 각자 받을 주식 몫을 나눈 뒤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신청하려 했지만 세부적인 분할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이 같은 내용으로 승인 신청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상속 등으로 주식을 취득해 보험사의 대주주가 되는 경우 기간 내에 금융위원회에 승인을 신청해야 한다. 지난 26일 마감 시한이었고, 재계에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이날 밝혀질 것으로 봤지만 예측이 빗나간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아직 유족간 분할 합의가 덜 끝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관련 재판까지 겹치며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지난달 19일에는 이 부회장이 충수염 수술로 한 달 가량 병원에서 머물기도 했다. 유산 배분 과정에서 남매간에 지분 비율을 놓고 이견이 생길 가능성도 있지만 삼성 측은 "유족간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고인이 보유한 주요 주식은 삼성전자(4.18%)와 삼성생명(20.76%), 삼성물산(2.88%), 삼성SDS(0.01%) 등이다. 해당 지분이 단순 법정 상속비율을 적용하면 홍라희 여사가 9분의 3(33.33%), 세 남매가 각각 9분의 2(22.22%)로 홍 여사에게 가장 많은 지분이 돌아간다. 재계는 이보다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지분 정리가 될 것으로 본다.
이 회장의 삼성전자 주식 상당수를 이 부회장에게 넘기고, 삼성생명 지분을 가족 4명이 나눠 갖는 방안 등이 유력하게 언급된다. 삼성 일가는 오는 30일까지 상속 재산을 평가해 상속세를 신고·납부해야 한다. 다만 유족간 지분 분할 합의가 안된 경우 분할 비율을 추후 결정해 수정 신고할 수 있고 별도의 시한도 없다.
상속세 역시 ‘연대납세’ 의무에 따라 유족간 지분 비율이 사전에 결정되지 않더라도 유족중 누구든지 상속세 총액만 기일내에 납부하면 되는 구조다. 지분 분할이 안됐더라도 세금 납부 등에 문제가 생길 여지는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삼성 측이 공식적으로 지분 분할 방법을 알리지 않더라도 지분 배분 내용은 삼성전자나 삼성생명 등 계열사 공시를 통해 공개될 수 있다. 대주주 지분 변동이 생긴 삼성 계열사는 그 내용을 분할 합의 후 5일 이내 공시를 해야 하기 때문. 이 또한 별도의 시한은 없어 합의가 장기간 걸릴 수는 있다.
yes@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