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 사우디 원유 수입1위....사우디와 우호관계
소홀해진 미-사우디 관계도 중국에 또 다른 기회
인도, 러시아도 후보군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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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아람코(사진=로이터/연합) |
28일(현지시간) 사우디 실세로 알려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국영 알아라비야 방송에 나와 "세계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 아람코 지분 1% 매각을 논의중이다"며 "(논의 상대) 기업의 이름을 밝힐 수 없지만, 이 기업은 거대한 기업이며 에너지 분야에서 선구적인 업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인도, 러시아, 중국의 기업을 논의 대상 후보로 추정했고 그 중에서도 중국 기업이 지분 1%를 인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러시아 원유 및 천연가스 기업 가즈프롬, 석유회사 로즈네프트, 러시아직접투자기금(RDIF)이 지분매각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매체는 "현재 중국과 사우디의 우호적인 외교관계를 고려하면 중국 정부와 은행의 지원을 받는 중국 석유회사가 아람코와의 지분 매각 거래를 성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후보로 꼽히는 인도에 대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현재 인도는 중국에 비해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주지 못하지만 앞으로 5∼9년 내에는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러시아와 인도를 제치고 아람코 지분 매각 논의 대상 최우선 순위에 오른 원인으로 중국이 사우디 최대 원유 수입국이라는 이유로 분석된다.
중국은 지난해 사우디 원유와 화학제품을 가장 많이 수입했다. 석유거래를 통해 중국은 사우디에게 꾸준한 수익을 안겨줬고 양국 관계도 우호적으로 발전한 것이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 아래 미국과 사우디의 연대는 전 트럼프 행정부때만큼 강하지 않다. 그래서 이 기회에 중국은 아람코 지분 매각을 통해 사우디와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사우디는 미국의 우방국으로서 양국의 연대는 강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와 다른 외교 정책을 취하면서 두 나라 관계가 예전만큼 친밀하지는 못하다.
이와 함께 미국 정부가 친환경정책 추진하면서 석유에서 재생에너지로 초점이 옮겨갔다. 또 미국이 셰일가스 생산 증대를 통해 에너지독립국을 꿈꾸면서 미국의 중동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
CNN 비즈니스는 "미국 정부가 석유에서 관심을 돌려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기관투자자들도 탄소관련 투자 포트폴리오 비중을 줄이는 추이다"고 전했다.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소홀해진 현상을 두고 세계적 투자은행 텔리머(Tellimer) 하스나인 말릭 전략분석가는 "중국이 이 기회를 타 사우디와의 관계를 강화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사우디가 중국과 석유거래로, 미국과의 관계가 틀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빈 살만 왕자는 "두 나라가 항상 100% 동의할 수 없다"며 "바이든 행정부와의 이견차이는 벌어질 수도 좁혀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바이든 행정부와 90%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중국 에너지 기업들이나 투자펀드들이 사우디에 수십억씩 투자를 지속하면 사우디는 결국 동방으로 눈길을 돌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가 다시 석유시장의 패권을 쥘 수 있을 것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원유 공급 관련해, 원유 수요가 감소하는 속도보다 공급이 줄어드는 속도가 더 빠르다"고 말했다. 앞으로 미국, 중국, 러시아에서 산유량이 급속도로 감소해 사우디가 이 틈을 타 최대 산유국이자 공급원으로 다시 부상하겠다는 해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