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정진석 추기경 각막, 실험 연구용으로 사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4.29 22:17
정진석 추기경 빈소 조문하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9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 마련된 고 정진석 추기경의 빈소를 찾아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의 안내를 받으며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전날 세상을 떠난 고(故) 정진석 추기경의 각막이 실험 연구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29일 유튜브 등으로 진행한 온라인 브리핑에서 "정 추기경님은 (자신의) 각막이 다른 사람에게 꼭 전달돼 빛이 되기를 원하셨으나 전문가들이 살펴본바 그것은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정 추기경님이 다른 사람에게 기증이 안 되면 연구용으로도 사용해달라고 청했는데, 그 유지를 받들어 실험연구용으로 사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 추기경은 지난 2006년 뇌사 시 장기기증과 사후 각막기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서약했다. 나이로 인해 장기기증 효과가 없다면 안구라도 기증해 연구용으로 사용해달라는 뜻을 밝혔다.

또 허 신부는 "정 추기경님이 입원 두 달여간 남긴 통장잔고 약 800만원은 치료과정에서 수고하신 의료진과 수녀, 봉사자들에게 선물을 하려고 한다"며 "일반 선물은 아니고 십자가, 묵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 추후 잘 논의해서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정 추기경은 지난 3월 통장에 있는 잔액 모두를 명동밥집과 아동신앙교육 선교장학회, 본인 이름으로 세워질 장학회 등 5곳에 기부했다.

이후 두 달정도 병원에 있으면서 교구에서 매달 지급해온 비용과 보훈처 참전수당 등이 다시 통장에 쌓여 잔고가 800만원으로 늘었다.

병석에 있던 정 추기경은 그 동안 자신의 치료를 위해 수고한 의료진과 봉사자들에게 나머지 통장 잔고를 선물해달라고 말했다.

지난 28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정 추기경 빈소가 마련된 명동성당에는 약 1만명의 조문객이 다녀갔다고 파악됐다.

허 신부는 "바쁜 시기에도 명동성당에 발걸음을 해 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29일 오전 9시 10분쯤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환담했다. 허 신부는 "전반적으로 편안한 상황에서 덕담하고, 기도하겠다는 말씀이 오갔다"고 말했다.


claudia@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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