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는 뽑아야 하는데, 인건비는 큰 부담"…네이버·카카오만 ‘속앓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5.03 22:41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임직원에 대한 보상 문제로 진통을 앓았던 IT(정보기술) 업계가 결국 대폭 늘어난 인건비로 부메랑을 맞게 됐다. 네이버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이 전년동기대비 약 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것. 다만 올해 초 IT업계 연봉인상 경쟁을 촉발했던 게임업계의 경우 영업이익률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부담감은 적은 분위기다.

그래프

▲주요 IT·게임사 영업이익률.


◇ 인건비에 발목잡힌 네이버…카카오도 ‘부담’

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4991억원, 영업이익 2888억원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약 30%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1% 줄었다. 실제 네이버의 분기별 영업이익률은 2020년 1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다. 지난해 1분기 25.2%에 달했던 네이버의 영업이익률은 올해 1분기 19.2%까지 떨어졌다.

네이버는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인건비’를 지목했다. 네이버는 2019년부터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했는데, 최근 주가 상승으로 스톡옵션 지급 비용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기별 영업이익률 10%대를 유지해온 카카오의 경우 당장 1분기 수익성 하락 대한 우려는 적은 상황이다. 카카오는 올해 1분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본사 임직원 2000~3000여 명에 대해 자사주를 10주씩 지급했으나 임직원 임금 일괄 인상과 같은 이벤트는 없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하는 카카오가 역대 최고 영업이익 및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IT 업계의 인건비 지출 증가에 장기적 관점에서는 부담감을 떨쳐내기 어려워하는 분위기다.

◇ 영업이익률 높은 게임사는 ‘평온’…"인재 영입이 우선"

올해 초 ‘릴레이 연봉인상’을 단행하며 IT업계 보상경쟁을 이끌었던 대형 게임사들은 오히려 평온한 분위기다. 특히 히트 IP(지식재산권)를 보유한 게임사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30~40%에 달해 인력충원에 대한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설명이다. 올해 초 임직원 연봉 인상의 스타트를 끊은 넥슨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률은 38% 수준이고, 임직원에 대한 보상이 큰 것으로 알려진 엔씨소프트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34.1%이다. 전 직원에 대해 2000만원씩 연봉을 인상해 화제를 모았던 크래프톤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무려 46.3%에 달한다. 이날 500명 규모의 개발인력 채용 계획을 발표한 스마일게이트의 영업이익률은 36.2%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임직원 연봉 인상은 매출과 영업이익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던 사안"이라며 "게임사의 경우 사람 기반의 사업이기 때문에 인건비가 더 들더라도 인재를 영입하는 것이 최고의 투자라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같은 게임업계라도 지속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한 IP를 보유한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의 분위기는 다를 수밖에 없다"라며 "영업이익률이 높은 대형 게임사의 경우 인재 영입을 공격적으로 진행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게임사는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책임투자자(GIO)의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 GIO는 지난 3월 네이버 전체 임직원에게 보낸 사내 메일에서 "보상 경쟁이 IT업계 인력의 보상 수준을 끌어올리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면서도 "회사마다 사업 변화나 방향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서로 너무 급하게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 같아 그 후유증이 염려되기도 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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