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가계부채...금리인상 시 부담 급증
단계적 대출 규제 시행... 차주별 DSR 40% 상한
“은행 건전성은 개선,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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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김건우 기자] 최근 국내 가계부채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를 골자로 하는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출 규제가 은행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가계부채 규모가 3분기 말 기준 1682조1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GDP 대비 101.1%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7.4% 상승한 수준이다. 가계부채 규모가 GDP를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가계부채 상환의 부담을 파악할 수 있는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도 171.3%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160.5%보다 10.7% 포인트 상승했다. 해당 분기의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세계 OECD 주요국 중 7위를 기록했으며 미국(78%), 일본(64.3%), 중국(61.1%) 대비 큰 격차를 보였다.
초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가계의 채무상환부담이 그리 크지 않지만, 추후 금리인상이 될 경우 부채에 대한 이자가 급격히 증가해 가계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향후 금리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정부 입장에서는 가계의 부채부담을 완화하는 것에 큰 관심을 둘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위축됐던 경기가 개선됨에 따라 정부는 앞으로의 정책 여력을 위해 금리를 올리고 싶어할 것"이라며 "다만 확대된 가계부채 규모를 최대한 줄이는 조치를 병행해 금리인상 충격을 완화하고자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지난달 29일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내놓았다. 부채관리를 위한 핵심 조치로 대출에 대한 규제가 담겼는데, 가장 큰 변화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대상이 은행에서 소비자로 바뀌는 것이다. DSR비율은 총 부채를 연간소득으로 나눈 비율로 ‘부채에 대한 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기존에 은행은 대출시 DSR비율 40%의 ‘평균치’만 초과하지 않으면 자유롭게 대출해줄 수 있었다. 즉 고신용ㆍ고소득자에게 DSR 60%만큼 빌려주더라도, 저소득자에게 조금 빌려주는 식으로 평균치를 맞출 수 있었다. 변화된 기준에서는 ‘평균치’가 아닌 소비자 개인별로 DSR 40% 상한이 적용된다.
금융당국은 해당 규제에 대해 "소비자가 갚을 수 있을 만큼만 빌려주도록 해 소비자를 보호한다는 의의를 가진다"며 "소득범위 내에서 대출을 이용하던 실수요자의 경우 영향이 크지 않겠지만, 과도한 금융차입으로 투기를 하는 부작용은 구조적으로 상당히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득수준이 낮은 실수요 청년들의 경우 미래소득을 반영해 대출 시 우대혜택을 적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상적으로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는 은행권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최근 금융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다른 해석이 나오고 있다. 대출 규제로 여신 비중이 감소하더라도 건전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고, 수익성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과도한 대출이 줄어들어 은행의 대손충당금(회수불능금액으로 잠정 결정한 항목에 대한 대비자금)이 줄면서 건전성이 개선될 것이고, 대출 수요에 대한 공급 제한으로 가산금리가 오를 수 있어 수익성 확보에도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이사는 "은행의 수익구조가 인수합병 등 외연확장으로 자기자본이 훼손되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은 안정적인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로 변했다"며 "대출 규제가 은행의 건전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ohtdue@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