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초격차' 돛 올린 삼성重..성패는 나쁜 재무 개선에 달렸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5.16 16:05

세계 최초 '조선·해양 LNG통합 실증 설비' 마련

LNG 밸류체인에 필요한 핵심 기술 개발에 속도↑

오는 2023년 실적 개선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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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건조한 1만3000 TEU급 컨테이너선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이 곳에서 조선사 유일의 독자 개발 천연가스 액화공정 ‘SENSE-Ⅳ’와 세계 최초 냉열발전 재기화 시스템 ‘S-REGAS(CGR)’ 가 탄생했다. 앞으로도 ESG경영 가치를 실현하는 LNG 기술 혁신의 산실이 될 것이다."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은 최근 ‘조선·해양 LNG 통합 실증 설비’ 완공과 관련해 이 같이 말했다. 삼성중공업이 LNG 초격차에 시동을 걸었다. 향후 조선·해양 LNG 시장의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도권 선점을 위해 기술 개발에 힘을 쏟겠다는 것. 현재로선 재무구조 악화라는 부담을 짊어지고 있으나 이미 ‘세계 최초·조선사(社) 유일’이라는 몇 가지의 기술력을 공개한 바, 실적은 물론이고 순항 가능성도 보인다. 전문가들도 활황에 세계 추세마저 탄소 중립에 집중하고 있는데다가 해운선사들 역시 현안으로 삼고 있어 삼성중공업의 행보가 긍정적 결과를 낳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6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지난 12일 ‘조선·해양 LNG 통합 실증 설비’가 완공됐다. 2019년 7월에 착공한 이 실증 설비는 거제조선소 내 3630㎡(약 1100평) 부지에 조성, 천연가스(NG)의 생산부터 운송, 저장, 공급에 이르는 ‘LNG 밸류 체인(Value Chain)’ 각각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검증하는 LNG R&D 기능을 수행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 측은 지난 30년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LNG운반선 및 LNG연료추진선과 같은 친환경 제품에 기술 격차를 벌리면서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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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삼성중공업은 대형 LNG운반선 시장에서 170척이 넘는 실적을 보유(전세계 시장점유율 23%)하고 있으며, 지난 2017년엔 세계 최초로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 설비)를 설계, 건조하는 등 이 시장에서 앞서 나가있는 상태다. FLNG는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시추한 후 액화 위해 육상으로 이동하지 않고 액화·저장·해상 운송까지 할 수 있는 종합 설비다.

최근에도 ‘세계 최초’를 단 LNG 냉열 발전시스템을 연계한 차세대 재기화 시스템인 ‘S-REGAS’ 실증에 성공했는데, 이 기술은 LNG-FSRU(부유식 가스 저장·재기화 설비)의 핵심 기술인 LNG 재기화 시스템에 ‘탄소 제로’인 냉열발전 기술을 적용, 친환경적이면서 전력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다. LNG 재기화에 필요한 전력의 90% 이상인 16MW 전기를 자체 생산할 수 있어 연간 6만t 이상의 CO2 배출을 감소시킬 수 있는 것.

그렇다 보니 삼성중공업의 기술력이 ‘탄소 중립’ 추세 속에서 눈에 띌 수 밖에 없는 상황인 셈. 그러나 여전히 드릴십 이슈 등에 따른 실적 부진과 자본 잠식이란 재무상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어 유상 증자가 무사히 성공해야 하다는 부담이 남아 있다. 드릴십 이슈는 발주처가 인도를 거부해 재고 자산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투자업계 역시 재무 이슈가 매력도를 반감시킨다는 데 한 목소리다. 그러나 선가 상승 등 업황이 살아나고 있는 데다가 친환경 추세에 맞춰 R&D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미래 전망은 좋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은 개별적으로 자본잠식 등 이슈가 많아 다른 조선업계와 비교해 투자 매력도는 다소 떨어진다. 그러나 업황 자체가 턴어라운드하고 있는 만큼 자본잠식은 단기적 재무 이슈로 그칠 수 있다. 최근 수주 현황과 조선업 특성을 고려하면 향후 실적은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최근철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가스연료기술센터장은 "우리나라 조선사들은 LNG 분야 쪽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지녔다. 하지만 실증 설비 등에 주력하는 이유는 기자재 일부가 국산화돼 있지 않은 상태다 보니 이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국산화함으로써 경쟁력을 얻기 위한 것"이라며 "세계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행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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