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 한도 완화하더라도 DSR 강화되면 대출 쉽지않아… ‘생색내기’ 우려
대출규제 완화로 가계부채 위기 도화선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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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위례신도시 신축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손희연 기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한도를 최대 90%까지 풀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시장 내에서는 ‘눈 가리고 아웅식’이란 지적이다. LTV 한도를 완화하더라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강화돼 저소득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특히 LTV 한도를 풀어주면 부동산 시장 불안정을 초래하거나 금리가 인상될 경우 가계부채 문제를 심각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무주택 실수요자에 한해 LTV 한도 최대 90%까지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8일 광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LTV 완화와 관련해 "조만간 결론 내겠다"며 "투기지역, 조정지역, 일반지역의 LTV가 40, 50, 60%인데 실수요자를 위해 일부 조정하는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진표 위원장이 이끄는 부동산 세제·금융분과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에서는 LTV를 40%로 제한하되 무주택·청년 계층은 비규제지역의 70%를 적용해주자는 내용 등을 논의하고 있다. 여기에 현행 금융권에서 다루지 않는 초장기 모기지를 도입하는 식으로 20%의 우대혜택을 적용하면 집값의 90%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복안이다.
시장 내에서는 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 규제 완화에 대해 기대감과 우려가 공존한다. 무주택 실수요자는 대출 문턱만 낮아져도 내 집 마련이 수월해질 수 있어 주거 사다리의 기회가 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허점이 있다. LTV가 완화된다고 해도 DSR 40% 규제와 부딪히는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7월부터 차주 단위 DSR 1단계를 도입한다. 1단계는 DSR 40%를 모든 규제지역(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내 시가 6억원을 넘는 주택을 사거나 1억원 초과 신용대출을 받을 때 적용한다. 이에 DSR 40% 규제로 실제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연봉이 적을수록 대출 한도는 줄어든다. 이에 혜택을 보는 사람은 고소득자에 한정될 수 있다. DSR은 대출자의 모든 부채에 대한 원리금 상환 부담을 연소득으로 나눈 비율로 주택담보대출에 도입되면 저연봉자일수록 대출 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예를 들어 연봉 50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이 6억원 아파트를 산다고 가정하면, 다른 대출이 없는 상태에서 대출 기간을 30년(금리 2.85%)으로 잡더라도 원리금균등분할로 DSR 40% 적용 시 최대 4억 300만원 정도까지만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하다. LTV를 90%으로 잡았을 땐 5억4000만원이 가능하지만 DSR을 적용하면 이보다 1억여원 대출을 못 받게 되는 것이다. LTV를 70%로 잡더라도 4억 2000만원을 모두 대출받을 수 없는 수준이다. DSR 40% 규제 내에선 적어도 연봉 6000만원 이상은 돼야 6억원짜리 집을 살 때 LTV 90% 최대한도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연봉자가 아니면 LTV만으로 대출 금액이 늘어나겠느냐", "여당의 생색내기용 정책에 불과하다" 등의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이를 감안해 정부는 청년층 대출 규제 문턱을 낮춰주는 차원에서 7월부터 청년층의 DSR을 산정할 때 장래소득 인정기준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섣부른 대출 규제 완화가 시장 부작용을 초래할수도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LTV를 90%까지 허용하면 초저금리 시대에서는 이자부담이 덜하지만 금리가 오를 경우 이자부담이 커질 수 있다. 여기에 대출 규제 완화로 오히려 집값이 더 오를 수도 있다는 우려와 함께 시장이 안정화됐을 때 급등했던 집값이 하락하게 될 경우 담보가치가 떨어지고 가계부채 리스크가 생길 수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 완화는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진입장벽을 낮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다만 정부는 대출규제 완화로 가계부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택 공급이 뒤따르지 않는 상황에서 대출 규제만 완화하면 수요가 늘면서 집값이 급등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son90@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