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콜건 대표 韓 공략 키워드는 ‘내실 다지기’
대표 선임 8개월···딜러사 재정비하고 신차 역량 강화
마케팅·판매 전략 등 직접 관여···"올해 재도약 원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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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콜건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 대표. |
25일 업계에 따르면 콜건 대표는 취임 이후 8개월간 회사 현안을 꼼꼼하게 챙기며 내실을 다져왔다. 딜러사의 판매 현황과 마케팅 방향 등을 직접 들여다보며 회사 실적 개선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콜건 대표는 1995년 랜드로버에 입사해 유럽,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에서 경험을 쌓아온 인물이다. 뛰어난 마케팅 역량을 인정받아 한국 법인을 이끌게 됐다.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 선장을 맡은 이후 콜건 대표가 가장 먼저 손댄 곳은 서비스 부문이다. 고객의 신뢰가 회사의 이미지를 좌우한다는 판단 아래 본사와 딜러사의 서비스 품질 개선을 적극적으로 주문했다고 전해진다. 이를 위해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는 고객과 직접 커뮤니케이션하는 창구를 마련하고 서비스 직원 기본 소양과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SK 등 국내 기업들과 협업 성과물도 냈다. 수입차 브랜드들은 그간 자신들의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고집해 ‘국내화’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국의 IT 기술이 워낙 뛰어난 탓에 유럽 고급차 브랜드들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에 불만이 폭주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를 지켜본 콜건 대표는 SK텔레콤와 손잡고 ‘T맵’ 내비게이션을 모든 신차에 적용한다는 승부수를 띄웠다.
콜건 대표 선임 이후 신차 출시도 눈에 띄게 늘었다.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는 올해 안에 올 뉴 디펜더 등 신차 1종과 부분변경 모델 3종을 출시한다는 구상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본사 전동화 전략에 따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한 신차도 들여온다. 현재 2021년형 레인지로버 벨라와 패밀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랜드로버 뉴 디스커버리 등의 사전계약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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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 뉴 디스커버리 |
업계 관계자는 "재규어와 랜드로버가 신차를 들여오며 기존 대비 국내 판매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며 "신차를 제때 출시할 수 있고 가격 경쟁력도 갖춘다는 점은 (콜건 대표가) 본사와 협상할 수 있는 힘을 충분히 지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가 콜건 대표의 리더십을 앞세워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에 주목한다.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2017년을 전후로 전체 수입차 브랜드 중 5위권 자리를 넘볼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SUV 열풍’ 등에 힘입어 랜드로버는 2016년과 2017년 ‘1만대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최근 분위기는 좋지 않다. 재규어와 랜더로버의 올해 1~4월 국내 판매는 각각 201대, 1065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26.6%, 40%씩 빠지며 수입차 시장 중·하위권 업체로 전락했다. 콜건 대표가 지난 3월 취임 이후 처음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한국 고객을 위한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고 선언했던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콜건 대표는 본사 재직 시절부터 마케팅 전문가로 유명했다고 알려졌다"며 "재규어와 랜드로버가 내실을 다지고 신차 투입 일정을 확정했으니 향후 관건은 마케팅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yes@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