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부터 한화생명까지...예보 지분매각 저울질, 변수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6.08 07:55

예보, 14일까지 한화생명 매각주관사 제안서 접수



기존 매각주관사 계약 만료...신규 주관사 선정



"실제 지분 매각 가능성 낮아...주가 더 올라야"



우리금융 주가 올들어 22%↑...하반기 매각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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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우리금융지주.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지주, 한화생명에 대해 지분 매각 시기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금융주를 둘러싼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한화생명의 경우 현 주가가 예보의 적정 매각가를 하회하고 있어 현재 매각을 단행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다. 이와 달리 우리금융지주는 2022년까지 약 2~3차례에 걸쳐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하반기 추가적으로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예보, 한화생명 매각주관사 선정 착수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이달 1일 한화생명 주식 매각주관사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오는 14일까지 최근 3년 이내 매각(블록세일 등) 실적이 있는 금융투자업자를 대상으로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다. 다음달 삼성증권,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등 기존 매각주관사와 2년 계약이 만료돼 신규 매각주관사를 선정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예보가 매각 주관사선정을 시작으로 한화생명 지분 매각에 나설지 향후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에 3조5500억원을 투입해 지분 100%를 확보한 뒤 한화그룹으로 지분 매각, 기업공개(IPO), 블록세일(대량매매) 등을 통해 지분을 꾸준히 줄였다. 현재 예보는 한화생명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예보는 공적자금 상환대책에 따라 오는 2027년까지 한화생명에 투입된 공적자금을 모두 회수해야 한다.

다만 예금보험공사는 2017년 한화생명 주식 2171만74주를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에게 블록딜 형식으로 매각한 이후 4년간 한화생명 지분을 매각하지 못했다. 예보가 한화생명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서는 주가가 최소 1만원대는 넘어야 하는데, 저금리 등 보험주를 둘러싼 대내외적인 상황이 좋지 않으면서 주가가 한때 958원(2020년 3월 20일 종가 기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 한화생명 지분 매각 가능성 ‘글쎄’...우리금융지주 기대감 ↑


전문가들은 아직 공적자금 회수 기한까지는 시간상 여유가 있는 만큼 예보가 한화생명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이제 막 주가에 기준금리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어 지분 매각에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화생명 주가는 연초 2340원에서 이달 현재 3800원대로 65% 급등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 주가가 저점을 찍고 상승세를 타고 있긴 하지만, 지분 매각에 급할 이유는 전혀 없다"며 "이제 막 금리사이클이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한화생명 지분을) 매각하는 것은 썩 좋은 선택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화생명과 달리 우리금융지주는 하반기 예보가 추가로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예보는 지난 4월 우리금융지주 지분 2%(약 1만4445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해 공적자금 1493억원을 추가로 회수했다. 예보는 내년까지 약 2~3차례에 걸쳐 예보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지분 15.25%를 모두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연초 9510원에서 이달 현재 1만1650원대로 22% 급등했다. 이달 4일 장중 1만18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현재 주가는 정부의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적정 매각가(1만2000원대)에 근접했다. 지난 4월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1만원 초반대임에도 예보가 지분을 매각한 것을 감안하면 하반기 매각 로드맵에 따라 추가로 지분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예보가 예고한 공적자금 회수 기한이 내년까지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여기에 최근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금융주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 조만간 추가로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측은 "지분 매각은 시장 동향과 투자 수요, 가격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꾸준히 검토하고 있다"며 "한화생명의 주관사 선정은 기존 주관사의 계약 만료에 따른 것으로, 지분 매각 시기가 언제가 될 지는 단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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