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철 외교부 기후변화대사/ P4G정상회의준비기획단장
|
▲유연철 외교부 기후변화대사/ P4G정상회의준비기획단장 |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위기 대응을 위한 공동의 노력이 절실한 시기에 우리나라가 P4G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녹색 리더십을 보여준 것을 국제 사회는 높이 평가했다. 이번 회의는 ‘포용적 녹색회복을 통한 탄소중립 비전 실현’을 위한 국제사회의 의지를 결집하였을 뿐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정부를 포함한 모두의 참여와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패러다임의 전환에 기여하였다. 또한 국제협력과 민관협력, 실천방안 등이 논의되고 제시되었다. P4G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이제 기후위기 대응 논의에 있어 ‘민관협력’은 빠질 수 없는 핵심용어로 자리 잡게 되었다.
P4G 정상회의 결과물로서, 국제사회의 기후행동 의지 결집을 골자로 하는 ‘서울선언문’이 채택되었다. 국제사회는 우리나라가 포용적 리더십을 발휘하여 세계 주요 경제국인 미국· 중국을 비롯해 선진국과 개도국의 동참을 이끌어낸 것을 환영하였다.
P4G 정상회의에 P4G 회원국도 아닌 많은 국가들이 참석한 것과 서울 선언문에 동참한 것은 우리나라의 위상 강화와 우리나라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 외교력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는 에너지 전환의 촉진과 에너지 효율성의 향상과 더불어 개도국이 청정에너지를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확대·기술협력·금융지원 등 선진국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교량 역할을 충분히 해나가야 할 것이다.
한편 P4G 정상회의는 비단 국제사회에만 영향을 준 것이 아니다. 국내적으로도 작년 그린뉴딜 정책, 2050 탄소중립 선언에 이어 국내 경제·사회가 녹색전환을 도모하는 중요한 모멘텀이 되었다. P4G 정상회의에서 우리나라 모든 지자체가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였는데, 한 국가의 모든 지자체가 탄소중립을 선언하는 것은 세계 최초의 일이었다. 또한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범 분야의 국내 업계와 일반 시민들도 기후 환경문제 대응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동참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P4G 정상회의는 우리나라에서 주최한 첫 기후·환경분야 다자정상회의이자 첫 전면 비대면 다자정상회의로서 준비과정에서 여러 가지 도전과제가 많았다. 그러나 도전과제가 기회로 바뀐다는 것을 몸소 실감하였다. 국내 범부처가 P4G 정상회의 준비라는 공동 과제를 위해 협력하며 화합을 이루었고, 우리나라가 가교역할을 하면서 전세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화상회의이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석할 수 있었고, 증강·가상 현실 구현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해 우리 문화와 기술을 전세계에 선보이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었다.
도전과제가 새로운 기회가 된다는 것, 코로나19 및 기후위기와 같은 글로벌 위기 대응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으로 믿는다. 과거를 되돌아 볼 때 지금의 우리 세대가 올바른 선택을 하였고, 도전과제를 새로운 기회로 활용하였다고 미래세대로부터 높게 평가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기후 위기 대응에는 더 많은 동참과 협력, 실천이 필요하다. 기후위기 대응을 뒷받침하고 견인해 나갈 수 있는 제도·기술·정보·교육훈련·재원 등도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아직도 과제가 많다. P4G 정상회의 성과가 잘 발전되어 나갈 수 있도록 서울선언문 후속조치를 체계적으로 이행하는 것이 우리에게 맡겨진 중요한 과제다.
환경분야 다자정상회의를 최초로 개최한 경험을 소중한 외교 자산으로 활용하여 2023년 기후·환경분야 최대 국제회의인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8)의 우리나라 유치로 이어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