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확장·내실 강화 목표 M&A ‘통큰 베팅’ 줄이어
신동빈vs정용진 ‘이베이’ 정면승부···김홍국도 ‘날개달기’ 시도
옛 대우 계열사 노리는 정기선·정창선 뚝심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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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왼쪽부터).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재계 주요 기업 총수들이 굵직한 투자 계획이나 인수합병(M&A) 상황을 직접 챙기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수 천억원에서 수 조 단위의 ‘통큰 베팅’이 쏟아지고 있어 향후 기업 운명을 가르는 선택이 될 전망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또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이스타항공 인수로 ‘날개달기’를 꿈꾸고 있다. 대우건설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리더십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신 회장과 정 부회장의 정면대결은 롯데와 신세계 모두 이커머스 역량 강화를 위한 포석이다.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가 대세지만 양사 모두 이커머스 분야에서는 네이버, 쿠팡 등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마켓, 옥션 등을 보유한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3위 이커머스 기업이어서 인수에 성공할 경우 단번에 ‘빅3’로 도약할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를 누가 품느냐에 따라 국내 유통 업계 판도는 크게 바뀔 것이라는 얘기다.
작년 기준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네이버 27조원, 쿠팡 22조원, 이베이코리아 20조원 수준이다. 반면 롯데는 7조원, 신세계는 4조원대의 매출만 온라인에서 올리고 있다. 특히 신세계의 경우 네이버와 손을 잡고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신 회장과 정 부회장은 이베이코리아를 품기 위해 3조~6조원 가량을 쏟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스타항공 인수 의지를 밝힌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리더십을 앞세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닭고기 관련 사업에서 수익을 내기 힘들어진 가운데 팬오션(해운)과 이스타항공(항공) 두 엔진을 달아 종합 물류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비전이다. 하림이 서울 양재동 옛 한국화물터미널 부지에 도시첨단물류단지를 조성하고 있다는 점도 김 회장의 ‘큰그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퍼즐 조각이다.
재계에서는 김 회장이 지난 2015년 법정관리가 진행 중이던 팬오션에 1조원 넘게 베팅해 우량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경험이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린 이스타항공을 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성된 것이다. 다만 이스타항공 인수 이후에도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수천억원대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다. 이스타항공이 청주 공항에 기반 두고 중국 노선에 강점을 지니는 등 다른 저비용항공사(LCC)들과 수익 모델이 다소 다르다는 점도 변수다.
옛 대우 계열사를 노린 ‘회장님의 베팅’도 재계의 관심사다. 특히 중견건설업체 중흥그룹을 이끄는 정 회장이 ‘고래’ 대우건설 인수에 적극적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정 회장은 시공능력평가 15위·35위를 기록 중인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을 거느리고 있다. 대우건설을 가져갈 경우 순위는 5~6위권으로 뛸 전망이다.
다만 2조원이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대우건설의 몸값이 부담이다. 한때 재계 순위 7위권까지 올랐던 금호아시아나그룹 역시 대우건설을 잘못 품었다가 그룹 자체가 해체된 바 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은 추진 중인 ‘빅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는 뚝심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을,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작업을 각각 추진 중이다. 조선업과 항공업 모두 그 동안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업황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는 공통점이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대부분 업종의 사업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것이 분명한 만큼 신사업 진출이나 체질개선 작업 등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과감한 투자 등에 그룹 총수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yes@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