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부동산정책 ②] 원희룡, 다주택자 보호 강화와 임대차법 폐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6.13 11:12

"시장 문제는 시장에 맡겨야"

문 정부, 시장 원리에 대한 무지와 정치 만능의 오만이 문제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 위해서 공공임대 확충

전문가 "(기존 정책의) 보완과 폐지는 다른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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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부동산 및 주거 안정 정책토론회에서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신진영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야권 내 잠룡 중 한 명이다. 원 지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안철수 국민의힘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 야권 대선 주자들 중 대선 행보가 그나마 뚜렷하다. 원 지사는 현 정부가 지금까지 내놓은 26번째 부동산 정책을 두고 비판의 날을 세워왔다. 그의 부동산 정책 기조는 ‘시장의 문제는 시장에 맡기자’는 말로 요약된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제1야당 국민의힘이 본격적인 대선 준비를 할 모양새다. 지난 11일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선출되면서 당내 대선 주자들이 본격적인 태세를 정비하고 있다. 원 지사를 비롯해 유승민 전 의원이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하태경 의원도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 중 원 지사는 내달 중 지사직 사퇴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제주도가 2021년 하반기 정기 인사를 지난해(8월 21일)보다 50일 이른 다음달 2일에 단행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등을 통해 ‘여의도 현안’에 목소리를 키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직 지자체장으로서 도정에 주력하면서, 각종 강연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부지런히 중앙으로도 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원 지사의 부동산 정책 기조는 국민의힘이 내세우는 기조와 다르지 않다. 송석준 국민의힘 부동산시장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은 시장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시장이, 시장이 해결할 수 없는, 소위 저소득층이나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 공공임대 확충을 하는 방향은 공공이 하자는 입장"이라면서 "주거 특성을 달리하면서 수요 계층에 맞게끔 촘촘한 주거복지를 확충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이룸센터에서 개최된 부동산 정책 토론회에서, 현 부동산 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1주택자 및 총액 기준 다주택자 보호 강화 △무주택자들에 대한 맞춤형 지원 △임대차3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 폐지 △수요 맞춤형 주택 공급 △규제 프리존 특구 지정을 통한 주거환경 개선 등을 꼽았다.

같은 날 원 지사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가격 통제, 수요 억제, 공급 강제 등 정부의 의도가 모두 실패한 것이 시장 원리와 정부 역할에 대한 무지와 정치 만능의 오만에서 나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책 목표는 수요 억제나 징벌적 세금이 아니라 모든 국민의 주거안정이어야 하고, 더 나은 집을 원하는 모든 국민은 욕구와 형편에 맞는 주거를 보호 받아야 한다"고도 했다.

또한 "임대주택과 주택공급은 꾸준히 확대돼야 하며 누구나 자유롭게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가 장기간 무이자 대출을 지원하고 생애주기 상 집 마련 시기도 앞당길 수 있도록 다양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정임대차보호법(임대차3법)은 전세 공급을 줄이고 전월세가격을 폭등시키면서 집값을 상승시킨 대표적인 정책"이라며 "지역마다 다른 전월세 전환율을 2.5%로 고정한 것은 멍청한 짓인 만큼 폐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임대차3법 관련해서 얘기하면 임대차3법이 정부가 졸속 추진해서 시장 내 문제를 키운 것도 분명하다"며 "임대 사업자 특혜나 이런 것들 관련해서도 집값을 끌어올렸다는 비판이 있는 것도 맞다"고 언급했다. 이어 "임대차3법을 단순히 폐지해야 한다는 건 다른 문제"라며 "기존 임대인과 임차인을 보호할 권리는 어떻게 법으로 관리할 것인지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yr29@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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