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로 '글로벌' 묶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6.15 16:49

'동남아 핀테크 핵심'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설립 예비인가 획득



인니 라인과 '라인뱅크' 출시...추후 대출 서비스 확장



김정태 회장, 2025년 글로벌 이익 비중 40% 목표



'중장기 경영 안목' 해외사업 역량 강화 주력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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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하나금융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주요 해외시장에서 수익원을 다변화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뱅킹 서비스를 출시한데 이어 싱가포르통화청으로부터 자산운용사 설립 예비인가까지 획득하며 향후 수익 다변화에 대한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금융그룹은 중장기적인 투자와 현지화 전략 등을 토대로 2025년 글로벌 이익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하나금융그룹이 결실을 맺은 주요 사업들은 김정태 회장의 글로벌 사업에 대한 굳은 의지가 바탕이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 싱가포르에 자산운용사 설립...인도네시아 ‘라인뱅크’ 출시

우선 최근 하나금융이 싱가포르통화청으로부터 자산운용사(RFMC) 설립 예비인가를 획득한 것은 글로벌, 비은행, 디지털 역량 강화의 중요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 핀테크 업체의 약 40%가 위치할 정도로 동남아시아 핀테크 시장의 핵심 지역이기 때문이다. 또 싱가포르는 홍콩에 이어 새로운 아시아 금융허브로 부상하고 있어 자산운용사를 설립할 경우 향후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 강화는 물론 비은행 역량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이 현재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등 24개국, 214개의 글로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설립에 긍정적이다. 하나금융은 싱가포르에서 자산운용사 본인가를 획득하는 등 설립절차를 완료하면 아시아 지역 내 기존 그룹 채널과 협업을 강화해 글로벌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을 마쳤다. 아시아 지역의 해외 네트워크망을 싱가포르로 집결하면 이를 토대로 향후 다른 글로벌 시장도 훨씬 수월하게 진출할 수 있다는 포석이 깔린 것이다.

하나금융은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채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최근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인 라인과 손잡고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뱅킹 서비스인 라인뱅크(LINE Bank)를 출시했다. 국내 기업이 핀테크 기업과 협력해 동남아시아에서 금융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이례적이다. 라인뱅크는 비대면 실명확인(e-KYC)을 통한 계좌 개설은 물론 정기예금, 직불카드, 무카드(Cardless) 출금, 공과금 납부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라인뱅크는 현지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수신 서비스만 우선 선보이고, 향후 대출상품이나 대출 관련 제휴 확대 등으로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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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


◇ 2025년까지 글로벌 이익 40%로 확대...김정태 회장 ‘해외사업’ 뚝심

이처럼 하나금융이 최근 해외시장에서 크고 작은 성과를 낸 것은 글로벌을 주무대로 하나금융만의 브랜드 파워를 강화해야 한다는 김정태 회장의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금융사들이 해외에서 새로운 서비스나 사업을 시작할 때는 오랜 기간 다져온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현지 당국으로부터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이 필수적이다.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당국과 끊임없이 대화하지 않는다면 해외에서 기반을 넓히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실제 하나금융도 라인과 함께 인도네시아에서 라인뱅크를 출시하기까지 약 3년에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다. 라인은 라인뱅크 출시를 위해 2018년 10월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의 지분 20%를 취득했다. 이후 양사는 금융 및 플랫폼 사업 전문 인력과 현지에서 채용한 디지털 전문 인력으로 전담부서를 구축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도 디지털을 중심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김 회장의 안목이 깔린 것이다. 현재 하나은행이 글로벌 지급결제 플랫폼 GLN(Global Loyalty Network) 사업을 별도 자회사로 설립하는 안을 추진 중인 것도 디지털 플랫폼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사업은 다른 어느 사업보다 중장기적인 경영 안목과 꾸준한 투자, 오랜 네트워크 등이 모두 갖춰져야 가능할 정도로 긴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특히 디지털 역량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데도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 만큼 이 기간 비은행보다는 글로벌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회장은 2025년까지 글로벌 이익 비중을 40%로, 비은행 이익 비중을 30%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1분기 기준 비은행부문의 기여도는 39.9%로 40%에 육박하지만, 글로벌 이익 비중은 아직 20% 초반에 그친다. 분자인 해외사업 이익이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음에도, 분모를 차지하는 하나금융의 세전이익이 2016년 1조8200억원에서 작년 말 3조7292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하면서 절대적인 비중은 크지 않은 것이다.

비은행부문에서 보험, 카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도 하나금융이 해결할 중요한 과제다. 하나금융은 최근 유상증자를 잇따라 단행하며 자기자본을 5조원 수준으로 끌어올렸지만, 보험과 카드업은 다른 경쟁사에 비해 다소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대내외적인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추가적인 M&A는 차기 하나금융 회장이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현재 시장에 나온 대어급 매물이 마땅치 않고, 김 회장의 임기가 6개월여 밖에 남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대형 M&A를 추진하는 것은 시기상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씨티은행이 소매금융 사업 철수를 선언하면서 씨티카드가 매물로 나왔지만,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딱히 관심을 보이지 않는 분위기"라며 "하나금융은 은행, 증권에서 우수한 실적을 내고 있어 당장 M&A에 급할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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