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앞두고 2차 전세난 예고… 곳곳이 '전세 품귀'

신진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6.24 14:50

"하반기에도 전세난 지속돼… 주거하향이동 가능성"
전세난민 서울에서 탈출해 수도권으로, 수도권에서 수도권 외곽으로 이동
전세난민 지방이동으로 세종시 전세값 경기도 평균값 추월
"국민 10명 중 7명 하반기에도 전세값 상승할 것"

서울 상승률 수위 노원구 일대 아파트

▲지난 22일 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신진영 기자]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과 수도권 주요 부동산 시장에서 전세난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7월 말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 이후 전세난에 이어 ‘2차 전세난’이라고도 볼 수 있다. 서울의 전세난은 고착화돼 가는 양상이다. 서울에서 이동한 주택 수요는 경기·인천에 자리 잡아 해당 지역 전세 품귀 현상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24일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임대차법 시행 이후 8월(1만 5280건)보다 올해 6월(이날까지) 전세 거래(아파트)는 6243건으로 59.1% 줄었다.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1년 가량이 지나면서 주택 전세 거래가 절반 이상 줄었다. 일선 시장 관계자들은 "지난 1년 간은 전셋집도 시장에서 사라졌고, 간혹 계약이 가능한 전셋집이 나와도 물건을 들이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전했다. 시장 내 이중가격 현상도 뚜렷해졌다. 아파트 전세계약을 갱신하는 경우와 새 전셋집을 얻는 경우 보증금 차이가 2배까지 벌어지는 걸 일컫는다.

이런 가운데 전세 시장 가격 강세는 여전하다. 이날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21일 기준) 수도권 전셋값은 0.18%에서 0.20%로 오름폭을 키웠다. 이는 2·4 주택 공급대책 발표 직후인 2월 둘째 주(0.22%) 이후 19주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서울은 0.11%에서 0.09%로 오름폭을 줄였지만, 경기가 0.18%에서 0.21%로, 인천이 0.35%에서 0.41%로 각각 상승 폭을 키웠다. 지난달 KB주택가격동향 월간 시계열 통계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3개월 연속 오름세다.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수요자들도 전세가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날 부동산114가 지난 1∼15일 전국 715명을 상대로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온라인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2.6%(519명)가 하반기 전셋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10명 중 7명이 "하반기에도 전세가가 오를 것"이라고 봤다는 얘기다.

특히 서울 주요 대단지 중 한 곳인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세가는 1년 간 4억원이나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95㎡(25층)는 10억원에 전세 계약됐다. 현재(24일 기준) 해당 아파트 같은 전용면적은 전세가가 13억원 선까지 나왔다. 새 임대차법 시행 전인 지난해 5월 1일 8억 8000만원 신고가와 비교하면, 4억원 이상 올랐다.

강남권 뿐 아니라 비교적 비강남권도 가격 강세가 뚜렷하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 보라매삼성 아파트 전용 84.84㎡(2층)는 지난 3일 6억원에 전세 계약됐다. 임대차법 시행 전보다 2배 이상 올랐다. 현재 해당 아파트 전세 물건은 2개가 나와 있는데, 하나는 임대인이 시장에 내놓은 물건을 거둬들일 것으로 알려졌다. 봉천동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계약갱신청구권이 시행되고 나서 물건이 들어간 경향이 크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서울에서는 더 이상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수요자들은 남하했다. 경기나 인천으로 주거 이동을 했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광명시 철산동 철산래미안자이 전용 84.35㎡(13층)는 지난 17일 7억 1000만원에 전세계약됐다. 이는 지난해 5월 23일 5억 7500만원에 전세계약된 것보다 1억원이 훌쩍 뛴 금액이다. 철산동 B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30평대 전세가는 7억 6000만∼8억원 선에 나와 있다"며 "계약갱신을 한 번 쓴 분들은 만기가 되면 5%가 아닌 시세 대로 내야 한다"며 하반기 전세가는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전세난은 지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발표된 올해 1분기 세종시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은 경기도 평균 전셋값을 앞지른 것으로 나왔다. 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의 1분기 주택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세종 아파트의 전세 중위가격은 3억 4500만원으로 경기도 전세 중위가격인 3억 4015만원을 앞질렀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전세난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입주 물량도 감소하고, 보유세 부담에 집주인들이 월세 전환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서울 같은 경우는 전세 물량 품귀를 빚을 가능성이 높다"며 "수요자들은 반전세라도 구해서 가는 분들이 있고, 아니면 다른 ‘주거 하향 이동’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거하향이동이란 수요자들이 아파트 대신 빌라, 지역으로는 서울 대신 경기나 인천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yr29@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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