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사회적 합의 제대로 이뤄질까…‘쿠팡 직고용’ 재조명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6.29 11:55
clip20210629115441

▲택배사와 택배 노조, 정부 등이 참여한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최종 합의 결과가 담긴 2차 합의문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를 위해 택배사와 택배 노조, 정부 등이 참여한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최종 합의 결과가 담긴 2차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그간 논란이 되어온 택배업계의 문제점을 둘러싼 갈등이 해결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사회적 합의가 실행될 경우 택배 노동자들은 2022년 1월 1일부터 과로사의 주원인으로 지목되어 온 분류작업에서 완전히 해방될 수 있다. 앞으로 분류작업 업무는 택배사가 완전히 책임지게 됨으로써 택배 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택배사와 대리점들은 올 9월부터 추가 분류인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한진 및 롯데가 1차 합의에 따른 기존 분류인력 외에 1000명을 추가 투입하기로 약속하고, CJ대한통운이 1000명의 추가 분류인력에 상응하는 인력 또는 비용을 투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분류인력 투입에 따른 택배사들의 부담은 아직 숙제로 남아있다. 분류작업에서 택배노동자가 제외되려면 내년까지 총 8000명에 달하는 분류인력이 유지되어야 한다.

이러한 우려섞인 입장들 속에서 사회적 합의 내용이 실제로 현장에서 얼마나 제대로 이행될 것인지의 여부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아직도 불안해하는 택배 노동자들의 목소리도 들린다.

한 택배기사는 "회사가 분류작업 인력을 순차적으로 투입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실천하지 않아 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간 전례가 있다"면서"나아가 이번 사회적 합의가 실행되더라도 택배업계에 만연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추가 개선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합의안만으로 과연 택배기사 과로사 발생이 바로 줄어들 수 있겠냐는 의문을 품고 있다. 택배기사들의 근로조건과 근무환경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특히 이번 사회적합의기구 합의안을 보며 업계가 쿠팡의 배송기사 직고용 제도에 다시 한번 주목 중이다. 쿠팡은 2014년에 이미 배송기사들의 주 5일제 근무를 보장하고 있으며, 2018년부터 주 52시간 근로시간 제도를 적용 중이다. 이에 반해 택배기사 근로조건을 보면, 주 5일제는 시범 사업 후 내년 상반기에 추가 논의될 예정이며 근로시간은 여전히 주 60시간으로 규정돼 있다.

이외에도 직고용 형태로 쿠팡에서 근무 중인 배송기사 ‘쿠팡친구’들은 4대보험,15일 이상의 연차휴가,휴게시간 보장등 기본적인 복지를 누리고 있으나 일반 택배기사들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택배 노동자들의 근로환경이 실질적으로 개선되기 위해서는 분류작업 외에도 해결돼야 할 문제점들이 산재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택배회사들이 당장 쿠팡처럼 택배기사들을 모두 직고용 할 수는 없겠지만 주5일제 근무, 4대보험, 연차 사용 등 아주 기본적인 복지는 반드시 부여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이번 사회적 합의안은 총파업을 중단하기 위해 급조된 반쪽짜리 합의안으로 끝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jjs@ekn.kr

전지성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