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특례 할인 축소···급속 기본료 kW당 1290원→1935원
"보조금 줄어 충전료 저항 커···완속충전료 인하 등 고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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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더 뉴 EQC 충전 이미지. |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다음달부터 충전용 전력에 부과하는 전기요금의 기본요금 할인율을 현행 50%에서 25%로 낮춘다. 전력량 요금 할인율도 30%에서 10%로 인하한다.
이는 한전이 2017년부터 시행한 전기차 특례할인 제도의 할인율을 조정한 데 따른 것이다. 한전은 당초 경영 실적 개선을 위해 2019년을 끝으로 해당 특례를 일몰하려 했으나 소비자 반발이 거세자 내년 6월 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 이 기간에 할인율을 1년 단위로 점차 축소하기로 했다.
전기차 운전자들은 당장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기차 운행 관련 인센티브가 사라져 비용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환경부 환경공단의 급속충전 요금은 kWh당 255.7원에서 300원대 초반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민간 업체의 완속충전 요금 역시 최대 200원대에서 최대 300원대로 인상될 전망이다. 7kW 완속충전기 기본료는 1195원에서 1782.5원으로, 50kW 급속충전기 기본료는 1290원에서 1935원으로 각각 뛴다. 70kWh급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을 급속으로 완전히 충전할 경우 2만 5000원 가량이 필요한 셈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5에 장착된 배터리 용량이 73kWh다.
시장에서는 전기차 충전요금이 차츰 오르는 게 자칫 구매자들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충전이 다소 불편하더라도 유지비가 저렴하다는 전기차의 장점이 희석된다는 이유에서다. 충전료가 지속적으로 오르면 전기차 중고차 가격 하락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제조사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직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에 의존해 판매를 늘리고 있는데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완성차 업체들은 최근 앞다춰 전기차 신모델들을 출시하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5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기아 EV6, 제네시스 G80전기차 등이 나오는 것이다. 한국지엠의 쉐보레 볼트, 쌍용차의 코란도 이모션 등도 출격한다. 수입차 브랜드들은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S, BMW iX, 아우디 RS e-트론, 볼보 XC40 리차지 등도 연내 출시된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를 사고 싶어도 충전 등 진입장벽 탓에 구매하지 못하고 있는 소비자들도 꽤 있다"며 "내년부터는 충전료 할인 혜택이 완전히 사라지는데, 보조금 지급 액수가 줄고 있다는 점과 맞물려 새로운 진입장벽이 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전문가들도 정부가 세운 ‘친환경차 보급 확대’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책 방향을 다소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충전료 할인 혜택을 무조건 폐지하는 게 아니라 완속 충전기 요금은 저렴하게 책정하는 등 가격 정책을 탄력적으로 펼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은 "전기차 충전료가 정상화(오르는 것)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소비자들이 비싼 급속 충전과 저렴한 완속 중 선택할 수 있도록 요금 정책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며 "심야에 완속으로 충전하는 전기차 요금을 조율해주는 등 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