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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은행권이 추진하던 ‘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공공 플랫폼 구축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결국 은행들은 이제 토스·카카오페이 등 민간 빅테크(대형IT업체)의 플랫폼에 참여할지 말지를 결정해야한다. 은행권은 막대한 수수료, 빅테크 종속 등에 대한 우려로 참여를 꺼리고 있지만, 금융소비자의 편익을 앞세운 당국의 눈치를 보며 공식적으로 ‘불참’을 선언하기도 어려운 처지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최근까지 은행연합회 회원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금융기관 금리비교·대환대출 플랫폼’ 구축 방안을 논의해왔다.
토스, 카카오페이, 뱅크샐러드 등 빅테크·핀테크(금융기술) 업체가 주도하는 대환대출 플랫폼에 참여하지 않고 은행권이 따로 ‘공공 서비스’ 성격의 플랫폼을 만들자는 취지다.
하지만 지난 6일 시중은행 담당자들이 금융위원회가 주재한 대환대출 플랫폼 관련 비공식 간담회에 다녀온 뒤 기류가 완전히 바뀌었다. 은행연합회 중심의 공공 대환대출 플랫폼 사업은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연초 금융위는 올해 업무계획에서 ‘비대면·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를 이르면 10월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금융결제원이 은행 등 각 금융기관의 개인 대출 정보 등을 한데 모아 대환대출 시스템(인프라)을 갖추면, 이를 빅테크·핀테크 업체가 현재 운영하는 금리비교 플랫폼에 연결해 ‘대출 갈아타기’ 기능까지 추가한다는 게 당국의 계획이다.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해 금융소비자는 더 낮은 금리의 대출을 적은 비용으로 영업점을 가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게 되고, 이런 편익을 최대한 키우려면 상대적으로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빅테크의 민간 플랫폼이 더 효과적이라는 셈이다.
지금까지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 의사를 밝힌 빅테크·핀테크 기업은 비바리퍼블리카(토스)·카카오페이·뱅크샐러드·NHN페이코 등 10여 개로 알려졌다.
은행들도 ‘자유로운 대출 갈아타기를 통한 소비자 편익 증진’이라는 사업 목표에는 반대할 명분이 없지만, 빅테크의 대환대출 플랫폼에 참여하는 데는 여러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일단 민간 플랫폼에 지불해야하는 많은 수수료가 큰 부담인데다, 민간 플랫폼 참여를 계기로 금융산업 구조상 시중은행의 ‘빅테크·핀테크 종속’이 더 빨라질 것이라는 두려움도 있다.
시중은행들이 지난달 이후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해 수수료가 없거나 낮은 ‘은행연합회 회원 금융기관 금리비교·대환대출 플랫폼 구축’을 논의하기도 했다.
은행연합회 중심 플랫폼 계획이 사실상 무산되자, 은행권 일각에서는 대환대출 IT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금융결제원이 전면에 나서 소비자 접점에서 앱 등을 따로 열고 또 다른 공공 대환대출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은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대안으로 추진돼온 공공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이 사실상 어려워진 만큼, 은행들은 조만간 민간 빅테크·핀테크 플랫폼 참여 여부를 결정해야한다.
당국도 되도록 많은 은행을 대환대출 플랫폼에 참여시켜 ‘흥행’에 성공하기 위해 민간 플랫폼 선정 과정에서 은행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주겠다며 은행들을 달래고 있다.
민간 대환대출 플랫폼 참여를 꺼리는 것은 은행권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들도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상호금융 등은 더 참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는 이처럼 민간 대환대출 플랫폼 참여를 놓고 금융권의 갈등과 혼란이 커지자 지난 6일 은행권과 만난데 이어 12일 제2금융권, 13일 빅테크 업체들과 잇따라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yhn7704@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