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증권부 나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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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주도로 여름휴가를 다녀온 한 지인은 제주공항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봤다고 한다. 여행이 끝난 A씨는 제주에서 김포로 가는 종이 항공권을 발급하고,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출발 탑승구에 줄을 서고 있었다. A씨는 스마트폰에서도 모바일 항공권을 발급받을 수 있다고 들었지만, 기존에 하던대로 종이 항공권을 발급받았다. 30대인 A씨에게는 아직 모바일 항공권보다 종이 항공권이 익숙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항공기에 타기 직전 그의 앞에서 탑승 수속을 밟던 70대 할머니, 할아버지의 행동에 눈에 띄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항공사 직원에게 제시한 것은 종이 항공권이 아닌 QR코드가 표기된 모바일 탑승권이었기 때문이다. 고령층의 경우 스마트폰이 익숙치 않아 앱을 이용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생각한 A씨의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A씨가 목격한 사례처럼 스마트폰 보급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최근에는 고령층도 스마트폰을 활용해 뉴스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 등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키오스크(무인 주문 단말기)를 도입하는 매장이 늘면서 고령층 역시 무인기계에 익숙해져야 하는 세상이 됐다. 과거에는 디지털이라는 단어가 2030 세대의 전유물이었다면, 이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역시 디지털 시대의 발전에 빠르게 적응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고령층 뿐만 아니라 금융사들에게도 ‘디지털’은 친숙해져야만 하는 분야로 자리매김했다. 과거에는 AI, 빅데이터 등이 IT 기업들의 주력 분야였다면, 이제는 금융사들 역시 다양한 분야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하며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미래 금융공간인 서소문, 남동중앙금융센터, 신한PWM목동센터에 디지로그(DIGILOG,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합성어) 브랜치를 오픈했다. 국민은행은 올해 하반기께 인공지능(AI) 은행원을 활용한 키오스크를 시범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오프라인 영업점에 AI 은행원이나 디지털 기술 등을 활용하면 고객들의 대기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편의성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은행들의 디지털 전환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금융사들의 디지털 금융이 MZ 세대 뿐만 아니라 고령층 등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 농어민이나 고령층 등은 아직도 금융사 앱을 이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 디지털 금융이 전 세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디지털 금융이 MZ 세대만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부터 버려야 한다. 금융사들이 오프라인 금융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디지털 소외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국내 금융사들의 디지털 기술이 MZ 세대 뿐만 아니라 고령층에게도 호평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