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시장 ‘쩐의 전쟁’ 본격화...조단위 통 큰 투자에 합종연횡 '눈치작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7.26 15:48

벤츠·스텔란티스 등 총 100억원 육박 투자 로드맵 발표



폭스바겐·현대차도 수십조 베팅···2030년 전동화시대 올것

ㅇ

▲자료사진. BMW 전기차를 충전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쩐의 전쟁’이 본격화 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스텔란티스 등 그 동안 전기차 개발에 관심이 없어 보였던 완성차 브랜드들이 자세를 완전히 바꿔 ‘전기차 올인’을 선언하면서다. 내연기관차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던 기업 대부분이 저마다 수십조 원대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상황이라 시장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토종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와 기아도 각각 20조·10조 원대의 미래차(전기차·자율차) 전략을 발표하고 실행 중이지만 앞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꾸준한 조 단위의 투자와 함께 글로벌 합종연횡도 고려해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는 2025년부터 신차를 전기차로만 출시한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전기차 전환’을 마무리 짓는다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2030년까지 전기차 부문에 400억 유로(약 54조2200억 원)를 투입한다. 차세대 배터리를 직접 연구하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벤츠는 그간 전기차 기술 개발에 거의 손을 놓고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연기관차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전기차는 중국 기업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모여 구성된 세계 4위 스텔란티스그룹도 차량 개발 방향을 전기차로 완전히 틀었다. 스텔란티스는 향후 5년간 300억 유로(약 40조 8000억 원)를 투자한다고 이달 초 밝혔다. 2030년까지 유럽 내 판매의 70% 이상, 미국에서는 40% 이상을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로 구성한다는 비전이다.

스텔란티스는 이탈리아 피아트·마세라티, 미국 크라이슬러·지프, 프랑스 푸조·시트로엥 등 14개 브랜드가 모인 연합체다. 전세계에서 팔리는 14개 자동차 브랜드가 ‘전기차 올인’ 전략을 구사하게 된다는 얘기다.

벤츠와 스텔란티스의 이 같은 선언과 맞물려 유럽연합(EU)은 최근 자동차 탄소배출 규제를 강화한다는 안을 발표했다.

EU는 가솔린, 디젤 등 내연기관차의 역내 판매를 금지하는 등 전기차 전환을 위해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친환경차만 판매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를 마친 상태다.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 등에서는 2030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를 팔 수 없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쩐의 전쟁’을 먼저 시작한 기업들도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자동차산업협회 자료를 보면 작년 기준 전기차를 가장 많이 판매한 업체는 테슬라(44만여대)였다. 폭스바겐(38만여대), 제너럴모터스(GM, 22만여대), 현대차그룹(20만여대) 등도 선두권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상품성 논란이 계속되는 테슬라 판매가 급감하고 폭스바겐-GM-현대차가 전기차 시장 ‘3파전’을 벌이게 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폭스바겐은 2024년까지 330억 유로(약 45조 원)를 전기차 개발에 쏟겠다는 계획을 이미 작년 발표한 상태다. GM은 지난해 전기차 투자 계획을 발표한 이후 올해 6월에는 금액을 350억 달러(약 40조 원)로 늘리기로 했다.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도 지난 5월 300억 달러(약 34조 원)를 전기차 사업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영역에 약 20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기아 역시 별도로 10조 원 이상을 해당 분야에 쏟는다.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 회장(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은 "폭스바겐, GM, 현대차 등이 전용 플랫폼 등 전기차 기술력에서 다른 기업들 대비 앞서가고 있긴 하지만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는 앞으로 계속해서 조 단위 통 큰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전기차가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력과 연결될 경우의 수가 많은 만큼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 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과의 합종연횡 방법도 충분히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yes@ekn.kr
여헌우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