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청약에 58兆 뭉칫돈…증권가 "고평가냐 성장잠재력이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7.2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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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공모주 일반 청약 마감일인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부에 관련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연합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올여름 기업공개(IPO) 대어 종목으로 꼽히는 카카오뱅크의 일반 공모주 청약에 58조원의 뭉칫돈이 들어왔다.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에서 2500조원의 역대 최고 주문기록을 세우며 기대감이 커졌지만, 중복청약 불가능과 공모가 거품 논란에 눈치싸움이 벌어지면서 다소 아쉬운 결과를 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성장잠재력은 무한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업 가치가 높게 산정돼 꾸준한 실적을 입증하기 전까진 주가 상승 여력은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 마감 결과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현대차증권 등 4개 증권사에 들어온 청약 증거금은 총 57조7891억원이다. 청약 누적 건수는 186만43건을 기록했다. 증거금은 중복 청약이 가능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80조9000억원)나 SK바이오사이언스(63조6000억원)에는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최종 통합 경쟁률은 181.1대 1로 집계됐다. 증권사별로 보면 한국투자증권이 203.1대 1로 가장 높았다. 이어 현대차증권 174.3대 1, KB증권 167.9대 1, 하나금융투자 167.3대 1 순이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상장답게 전통의 은행 종목과 비교 대상에 오르며, 공모가 고평가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희망 공모가 최상단(3만9000원)으로 계산했을 때 약 18조5000억원이다. 이는 금융주 시가총액 1,2위인 KB금융과 신한지주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로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를 단숨에 넘어서게 되는 수준이다.

이에 일부 증권사는 상장도 되지 않은 공모주의 일반 청약 첫날부터 ‘매도’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BNK투자증권은 전일 ‘카카오뱅크는 은행’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카카오뱅크에 대한 ‘매도’와 ‘청약 자제’ 의견을 냈다. 목표주가도 2만 4000원으로 제시했다. 카카오뱅크에 대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한 것은 BNK투자증권이 처음이며, 공모주 일반 청약 일정이 진행 중인 주식에 대한 보고서도 이례적이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현재의 시가총액은 기대감을 상회해 선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향후 시장예상치를 웃도는 이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해야 추가적인 주가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플랫폼을 활용한 비이자이익 확대, 높은 대출성장 지속, 검증된 신용평가시스템을 활용한 리스크 관리 등 실현하기 쉽지 않은 과제가 많다"며 "이러한 과정에서 주가급락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뱅크의 자산규모와 실적으로도 현재의 기업가치는 높게 책정됐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기준 자산은 28조6000억원으로 전체 상장은행 자산(2147조원) 대비 1.3%, 규모가 작은 JB금융지주 대비 63% 수준이다.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에서도 지난해 기준 4.1%로 JB금융(9.7%)과 하나금융(8.6%), 상장 금융지주 평균(7.8%)에도 크게 미치지 못한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은행업의 특성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대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카카오뱅크의 공모가 범위는 ROE 대비 과도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예금, 적금,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등만 취급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이나 개인사업자, 기업대출 등 은행업의 수익 중심에 있는 업무를 현재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 연내 주택담보대출을 시작할 계획이지만, 비대면 방식에 가계대출, 기업대출 심사가 완벽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카카오뱅크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금융 모바일 앱에서 MAU(월간 실사용자 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경제활동 인구의 57%에 해당하는 1615만명이 카카오뱅크 앱을 사용중이다. 사업개시 이후 4년 동안 여·수신 부문서도 연평균 64% 가량 성장했다. 이자·비이자 영업수익 역시 연평균 127%로 늘었다.

이같은 배경에 힘입어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가 추가로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SK증권은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가 31조원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공모가 기준 18조원보다 70% 가량 상승여력이 있다고 본 셈이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성장률·언택트 금융·국내 최대 플랫폼기업과의 가치 공유 등의 3대 프리미엄 등을 갖고 있다"며 "이를 감안하면 국내 은행주 역사상 가장 높은 기업 가치를 받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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