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특별근로감독, 직원 52.7%가 "괴롭힘 당했다" 답변
5월 숨진 직원에 대한 괴롭힘도 '확인'
네이버 "일부 사실아냐...추가조사때 소명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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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그린팩토리 전경. |
네이버의 직장 내 괴롭힘이 만연하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취준생들의 선호도 1위’ 기업으로 불렸던 네이버의 이미지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 네이버 직원 절반이상 "직장 내 괴롭힘 당했다"
27일 고용노동부는 네이버를 대상으로 진행한 특별근로감독 결과 "조직 문화와 관련해 전반적인 개선이 긴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고용노동부는 네이버의 조직 문화 진단을 위해 지난달 9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임원급을 제외한 직원 19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5월 발생한 네이버 직원 A씨의 극단적인 선택이 직장 내 괴롭힘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노동부가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동안 한 차례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겪었다’는 응답 비율은 52.7%에 달했다. 또 ‘최근 6개월 동안 일주일에 한 차례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반복적으로 겪었다‘는 응답 비율도 10.5%나 됐다.
팀 동료가 외부인들이 있는 자리에서 상사로부터 뺨을 맞은 적이 있다는 제보도 있었다. 당시 직장 내 괴롭힘 여부를 조사한 외부 기관이 가해자를 면직시킬 것을 권고했지만, 사측은 정직 8개월 처분을 하는 데 그쳤고 결국 피해자는 퇴사했다고 제보자는 지적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겪은 적이 있다는 응답자의 괴롭힘에 대한 대처로는 ’대부분 혼자 참는다‘는 응답이 44.1%에 달했다. ’상사나 회사 내 상담 부서에 호소한다‘는 응답은 6.9%에 그쳤다. 혼자 참는 이유에 대해서는 ’대응해봤자 해결이 안 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59.9%를 차지했다.
◇ 5월 숨진 직원에 대한 괴롭힘도 확인…"직속 상사가 폭언·모욕"
지난 5월 숨진 네이버 직원 A씨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의혹도 사실로 확인됐다.
노동부는 "사망한 노동자는 직속 상사로부터 계속 폭언과 모욕적 언행을 겪고 의사 결정 과정에서도 의도적으로 배제됐으며 과도한 업무 압박에 시달려왔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는 임원급 ’책임 리더‘로 조사됐다. 노동부는 A씨의 일기장과 같은 부서 동료의 진술 등을 토대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사례를 다수 확인했다.
A씨를 포함한 직원 여러 명이 임원인 최고운영책임자(COO)에게 직장 내 괴롭힘 문제 제기를 했지만, 네이버는 사실관계 조사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조사하도록 하는 등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또 직속 상사의 모욕적 언행, 과도한 업무 부여, 연휴 중 업무 강요 사례가 신고 됐지만, 네이버는 부실한 조사를 거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는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소관 업무와 무관한 임시 부서로 배치하는 등 피해자에게 불리한 처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도 네이버는 지난 3년간 전·현직 직원들에게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86억7000여만원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임신 중인 노동자 12명에게 시간 외 근로를 시킨 사실도 적발됐다.
노동부는 네이버의 노동법 위반 사항에 대해 검찰 송치와 과태료 부과 등의 조치를 하는 한편 조직 문화 전반의 개선을 유도하기로 했다.
김민석 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은 "네이버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정보기술(IT) 기업이자 많은 청년층이 선호하는 기업임에도 이번 특별감독에서 직장 내 괴롭힘 등과 관련해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 다수 나타났다"고 말했다.
◇ 네이버 "총체적 변화 준비 중…몇 가지는 사실 아냐"
고용노동부의 이같은 조사 결과에 네이버는 당황한 분위기다. 네이버는 이날 별도의 입장 자료를 통해 고인 및 유가족, 임직원들에게 사과하고 "모든 지적은 경청하고 향후 개선에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총체적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당국이 지적한 몇 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했다.
특히 네이버는 "네이버 경영진이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서도 조사 진행이나 별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추가로 설명드릴 내용이 있다"라며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에 대해 불리한 처우를 했다는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또 연장근로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도 "그런 경우는 없었다"라며 "네이버 구성원들은 근무나 휴게 시간을 자율적으로 판단해 시스템에 해당 시간을 입력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 회사는 어떠한 개입이나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 내에서의 자율적 생활 부분 등 네이버만의 선택적 근로 시간제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라며 "향후 조사 과정에서 사실에 입각하여 성실하게 소명할 예정이고, 법을 위반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당 지급 등의 후속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hsjung@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