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확산에 다시 마스크 쓴 미국...구글 등은 백신 의무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7.2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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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매컨지의 맥 트럭 공장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마스크를 쓴 채 워싱턴 백악관에 복귀하고 있다(사진=EPA/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코로나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 미국이 또다시 방역에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델타 변이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급반전된 것이다. 지난 5월 마스크를 보란듯 벗어던진 조 바이든 대통령도 두 달여만에 백악관 실내에서 다시 마스크를 썼다. 자유를 중시하는 미국에서 기업과 주정부들은 백신 접종 또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나섰다.

29일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날 미국의 신규 확진자는 8만 4534명을 기록했다. 올 초부터 백신 접종 속도를 끌어올린 미국에서 하루 평균 확진자수가 지난달까지만 해도 1만여명까지 줄어들었지만 최근 한달새 델타 변이 확진자가 폭증하기 시작했다.

루이지애나, 플로리다 주 등에선 병원 입원 환자가 급증하며 비필수적 수술을 속속 중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톰 프리든 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최근 "미국 코로나 확산 추이가 영국과 비슷하다면 하루 최대 20만건의 신규 확진 사례를 보게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에서 하루 20만 건 이상의 신규 확진 사례가 발생한 것은 지난 1월이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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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에서 마스크 다시 쓴 바이든 대통령(사진=AFP/연합)


이를 의식한 듯 바이든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마스크를 쓴 채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와 면담을 가진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전날 CDC에서 백신 접종자들도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고 권고하자 다시 마스크를 쓴 것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전날 백악관 실내 행사에서 마스크를 썼으며,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의회 건물에 마스크를 쓰고 들어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모든 연방정부 직원들의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고 미 국방부는 코로나19 감염률이 높은 지역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을 다시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주 정부차원에서도 공무원들을 상대로 백신 접종을 압박하고 나섰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주 공무원들에게 백신 접종 증명서를 가져오지 않으면 매주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뉴욕주에서 운영하는 병원에 방문하는 환자들은 반드시 백신을 접종할 것을 의무화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보건부도 주립 시설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일부 예외 대상을 제외하면 9월30일까지 백신을 다 맞으라고 지시했다.

자치령인 푸에르토리코도 모든 공무원이 다음달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시가 공무원들의 백신 접종 의무화를 선언한 지 이틀 만에 다른 지방정부들도 여기에 가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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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본사(사진=AP/연합)

민간 기업들도 직원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의무화에 나섰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사무실 복귀 시점을 9월 1일에서 10월 18일로 연기한다면서 사무실이 완전히 다시 문을 열 때까지 모든 근로자는 예방 접종을 마쳐야 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역시 로리 골러 인사 담당 부사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미국 내 모든 사무실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을 증명해야 한다고 밝혔고 넷플릭스도 미국 내 제작 현장에서 배우와 스태프들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자동차회사 포드는 국외 출장 계획이 있는 직원들에게 반드시 백신을 맞으라고 지시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뉴욕 사무실에 백신을 맞지 않은 종업원과 고객이 들어오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발표했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역시 사무실을 백신 접종을 마친 종업원에게만 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델타 항공과 유나이티드 항공은 미국에서 새로 채용되는 직원은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미국 보수의 중심지 텍사스와 플로리다를 비롯해 애리조나, 아이오와, 네브래스카, 아칸소 주지사 등은 CDC의 마스크 재착용 지침을 거부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 지침은 현실에 근거하지 않은 것이자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정부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주장했고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대변인은 성명에서 "CDC 지침은 과학에 근거한 것이 아니다. 마스크 의무화 지역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 더 나은 성과를 냈다는 징후는 없다"고 반발했다.

더그 듀시 애리조나 주지사는 CDC 지침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코로나 대유행에 효과적으로 맞서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라고 비판했고, 킴 레이놀즈 아이오와 주지사는 CDC 지침은 "상식"에 근거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CNN 방송은 텍사스, 애리조나, 아칸소, 아이오와, 조지아, 오클라호마, 사우스캐롤라이나, 유타, 버몬트 등 최소 9개 주가 학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지 않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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