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트] 로봇강국 로드맵 재정비 서둘러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8.04 10:23

박현섭 티로보틱스 부사장/ 전 산업자원부 로봇PD



박현섭 티로보틱스 부사장

▲박현섭 티로보틱스 부사장/ 전 산업자원부 로봇PD

로봇은 인간처럼 이동하고 작업하는 능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지능기술로 이루어지는데, 인간을 모델로 하며 인간 수준을 목표로 한다. 자연히 로봇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회와 산업 전반에 걸쳐 인간 작업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

로봇의 확산은 시간문제로 인간은 임금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것과 달리 로봇은 기술 발전과 더불어 비용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로봇은 자동차, 반도체 등 제조현장을 넘어 식당, 카페, 쇼핑 몰 등 우리 생활속으로 깊숙이 다가오고 있다.

이처럼 인간과 함께하는 로봇 기술의 발전은 사회와 산업에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는데, 이는 산업의 차원을 넘어 사회전반에 걸친 총체적 준비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세계 각국은 이미 로봇을 국가차원의 핵심기술로 인식하고 다양한 육성정책을 추진 중이다.

세계의 공장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은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약해진 제조경쟁력의 대안을 로봇에서 찾고 있으며, 일본은 물론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공장·농촌의 인력 부족 문제 해결과 실버케어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방편으로 로봇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유럽은 세계최대 규모의 로봇 연구개발(R&D) 예산을 확보하여 제조용 로봇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고, 고용·인구변화·삶의 질·지속사회 등 국가·사회 문제의 해결책 마련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세계 최고의 로봇기술 강국인 미국은 이러한 각 나라의 로봇전략을 포괄하는 인간-로봇 공존사회를 전망하고 준비해오고 있다. 2011년에 공표한 로봇산업육성정책(NRI, National Robotics Initiative)에는 우주와 심해를 같이 탐험하며(Co-Explorer), 국방과 사회안전을 같이 지키며(Co-Defender), 제조와 의료 분야에서 같이 일하며(Co-Worker), 일상생활 공간에서 같이 살아가는(Co-Inhabitant) 지능형 공존로봇(Intelligent Co-Robot)을 담고 있으며, 이후 NRI 2.0(2016), NRI 3.0(2021)으로 계속 확장해 나가고 있다.

미국의 앞선 로봇산업육성 정책은 전문가들의 집단 지성을 모아 이루어지고 있는데, 바로 로봇산업 로드맵이 그것이다. 2009년 처음 작성된 ‘미국 로보틱스 로드맵(A Roadmap for US Robotics-From Internet to Robotics)‘은 2011년 NRI의 근간이 되었다. 이후 기술발전과 사회변화에 따라, 2020년까지 3차례에 걸쳐 지속적으로 개정해 나가고 있다. 특히 2020년 버전은 산학연 로봇 전문가 76명이 1년 동안 작업하여 완성하였으며, 혁신적 로봇연구, 최신기술 활용, 적절한 정책 수립에서 미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전략으로 작성되었다.

미국이 로봇산업을 주도하는 배경에는 DARPA가 있다. 1950년대에 제조용 로봇을 처음으로 상용화하였지만, 제조업의 해외 이전 등으로 일본과 유럽에 로봇기술 주도권을 넘기게 되었다. 그러나 최근 서비스용 로봇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이 다시 경쟁력을 되찾아, 청소로봇(iRobot), 물류로봇(Amazon), 수술로봇(Intuitive Surgical), 재활로봇(Ekso Bionics), 보행 로봇(Boston Dynamics), 무인기(Lockheed Martin 외) 등 대부분의 서비스용 로봇이 미국에서 탄생하여 상용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용 서비스로봇의 핵심기술들이 모두 인터넷, GPS, 마이크로머신(MEMS, 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s)등 수많은 혁신기술들의 산실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라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 우리는 DARPA의 성공신화를 큰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인간과 함께하는 서비스 로봇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 접목하여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이 될 것이다. 이러한 로봇 사회에 대한 대비는 우리 사회와 산업에 혁신을 가져오는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 국내 로봇산업 규모를 6조원(2018년)에서 15조원(2023년)으로 성장시켜 세계 4대 로봇강국을 이루고자 하는 우리의 로봇산업정책은 이제 산업육성의 차원을 넘어 흥망성쇠를 결정짓는 국가의 미래라는 보다 큰 시각으로 볼 때가 된 것 같다.

대한민국도 인간-로봇 공존사회를 전망하고 대비하는 로봇 R&D에 2003년부터 20년 가까이 투자해 왔다. 이제는 로봇 전문가의 지성을 모아 10년전 작성한 국가 로봇 로드맵의 재정비에 나서야 할 때다. 세계최고의 DARPA를 통해 세계최초의 서비스로봇 기술들이 탄생한 것처럼, 우리도 세계를 감짝 놀라게 할 상용 서비스 로봇을 글로벌 무대에 등장시켜, 격변하는 세계 경제지도에서 ‘로봇강국 코리아’로 당당하게 자리 매김하는 그날을 희망차게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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