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여의도. 에너지경제신문DB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음에도 2분기 순이익은 전분기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함께 증시 거래대금도 감소하고 있어 증권사 이익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등 6곳의 증권사의 올 2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1조140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가량 증가한 금액이지만, 직전 분기보다는 15.3% 낮아진 수치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곳을 포함한 상장 증권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도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주요 상장 증권사(미래에셋·NH투자·삼성·한국투자·키움·메리츠증권)의 연결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8004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20%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전년 동기(1조8154억원)와 비교해서도 0.82% 감소한 규모다.
올 3분기 실적 역시 지난해보다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미래에셋·NH투자·삼성·한국투자·키움·메리츠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4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평균 20.2% 급감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개인투자자 점유율 1위로 증시 호황 덕을 가장 많이 본 키움증권의 경우 올 3분기 순이익만 작년 동기 대비 43%가량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사들은 지난해부터 브로커리지를 중심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깜짝 실적을 이어갔다. 또 기업금융(IB)부문에서도 풍부한 유동성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증권사들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2분기 들어 증시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2분기 일평균 증시 거래대금은 27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18.9% 줄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7% 이상 오른데 비하면 개인투자자들의 투심이 다소 얼어붙은 모습이다. 3분기도 2분기 수준의 거래대금을 유지하는 중이다. 최근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하루 거래대금이 20조원에 못 미치는 경우도 생기면서 증권사들의 하반기 실적도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제공=한국은행 |
하반기 증권사 실적의 가장 큰 변수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다. 금융통화위원회서 매파적(hawkish·긴축 선호) 발언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고, 정부도 연내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조기 금리 인상이 기정 사실화됐다.
증권가에선 금통위가 이르면 이달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 10월로 전망했었는데, 약 2개월 앞당겨 진 것이다. 채권시장은 최근 금리 인상 가능성에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금리 인상은 일반적으로 증권사 이익에 악재로 작용한다. 금리 인상은 시장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채권을 운용하는 증권사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또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져 증시 투자 매력을 낮추는 측면도 있고, 대출 수요가 감소하면서 유동성이 줄어들게 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거래대금 감소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증권사 이익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신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깜짝 실적의 바탕이 됐던 브로커리지 부문도 거래대금 감소세와 함께 실적이 줄어들 것"이라면서 "기준금리 인상이 증권업에 가장 큰 부담인데, 증시는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 부동산은 트레이딩과 투자은행(IB)와 관련돼있기 때문에 모든 사업부문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순수수료이익과 이자손익 감소세가 점차 시작돼 새로운 동력이 없다면 내년 이익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반면 증권사들이 연간 기준으로는 이익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고, 해외 사업 수익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적 둔화 가능성을 미리 예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금융지주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1조4062억원으로 전년 대비 64.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1조777억원), NH투자증권(1조2083억원)의 영업이익 증가율도 50%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까지 2분기와 비슷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며 "연초 이후 일평균 거래대금이 줄어들고 있지만, 작년 연평균 23조원 보다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고 해외 IB 사업도 점차 진행을 시도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인 성장성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yhn7704@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