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이상 '카카오' 브랜드...카카오손보, 보험업 평정할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8.11 14:47

카카오손보, 내년 초 본격 서비스 개시 예정



브랜드 인지도, 플랫폼 앞세워 '판매채널' 독점 우려



"카카오손보 과제는 '규제 해결'...제도권 진입시 큰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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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CI.

  

 

[에너지경제신문 김건우 기자] 카카오손해보험이 내년 초 서비스 개시를 앞둔 가운데 보험시장에 미칠 파장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된다. 카카오뱅크가 이달 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자마자 기존 금융사들을 제치고 금융 대장주로 도약한 만큼 보험업계에서도 카카오 ‘브랜드’의 영향력이 재조명 되는 모양새다. 보험업계에서는 카카오의 플랫폼 경쟁력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면서도 비대면·디지털 보험사의 한계를 지적하며 보험업 특유의 ‘규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을 거란 분석이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예비허가를 받은 카카오손해보험은 연내 보험업 본허가와 함께 출범을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 초부터는 본격적인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손해보험은 카카오페이의 자회사로, 카카오페이가 60%, 카카오가 4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현재까지 카카오페이는 타 보험사의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법인보험대리점(GA) 형태로 보험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더 나아가 내년 초부터는 카카오손해보험 출범을 계기로 ‘플랫폼’을 넘어 보험상품 ‘생산자’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손해보험은 ‘통신판매전문보험회사(디지털 보험회사)’ 형태로 출범을 준비 중이며, 예비인가 기준이 본허가에 적용될 시 모든 손해보험업을 영위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된다. 대면영업채널만 없을 뿐 자사 보험상품을 생산하고 플랫폼을 통해 판매한다는 점에서 ‘디지털 보험사’의 지위로 기존 보험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다.

그간 보험업계에서는 카카오의 보험업 진출에 대해 적지 않은 우려를 보여 왔다. 브랜드 인지도와 플랫폼 영향력을 앞세워 ‘판매채널’을 독점할 수 있다는 경계심이다. 카카오의 플랫폼 영향력이 보험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고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어 전체적으로 시장이 커지는 긍정적 측면도 있겠지만, 편의성·접근성 측면에서 기존 보험사들과 차별화된 영향력을 가진 만큼 과도한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보험업계는 보험상품을 제조하는 보험사와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GA의 분업화가 이뤄지는 구조로, GA가 특정 회사의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각 사마다 경쟁적으로 자회사형 GA를 출범시키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톡을 통해 간편하게 보험을 판매할 시 다른 판매채널들이 도태되고 독점화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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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측은 보험업계의 이같은 우려에 대해 ‘기존 보험사와의 파트너쉽’ 구축으로 상생하는 협력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보험업계에서는 안도하지 못하는 눈치다. 플랫폼 기업으로서 타 보험사 상품을 판매하는 ‘협력자’인 동시에 자사의 보험 상품을 생산·판매하는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보험업은 규제가 심한 산업’이라며 카카오손해보험이 고객확보에는 크게 유리할 수 있으나 ‘비대면 영업’으로 판매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규제 해결과 보험금 지급요구 등 민원 대처는 쉽지 않을 거라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산업은 ‘소비자보호’가 최우선인 만큼 비대면으로 판매할 수 있는 보험 상품의 범위를 어디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 또한 약관만을 근거로 적절한 보험금 지급을 요구하는 당국의 기준을 통과할 수 있을지 등 ‘규제문제 해결’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반에서는 보험산업이 점진적인 규제 완화를 거쳐 비대면ㆍ디지털화 되는 추세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등에 엎은 카카오손해보험의 출범이 기존 보험사들에게 적지 않은 위협이 될 거란 시각이다.

카카오의 브랜드 가치는 최근 ‘카카오뱅크 상장’을 통해 입증되기도 했다. 이달 6일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10일 종가 기준 33조9222억원으로 KB금융(21조7468억원), 신한금융지주(20조957억원), 하나금융지주(13조2857억원), 우리금융지주(8조172억원)를 크게 앞서고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카카오손해보험이 ‘규제’의 문제를 풀고 제도권으로 들어오기 위해 금융당국과 접촉을 시도하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카카오 브랜드가 업계의 예측을 크게 상회하는 시장의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성공적으로 보험업계에 진입할 경우 업계 구도를 뒤바꿀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ohtdue@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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