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수요 정점 도달시기 당겨지고 ‘가교역할’ 없이 전기화 전환도 전망
가스공사 경영경제연구소 "탄소중립 LNG 성장 가능성 존재, 대응준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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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글로벌 탈탄소화 전환에 따라 탄소중립 LNG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사진은 해외 천연가스 생산 현장) |
그동안 천연가스는 화석연료라는 태생적 한계에 불구하고 여타 연료에 비해 친환경적인 특성으로 인해 에너지전환의 가교 연료로서 중요한 역할 수행이 기대돼 왔다.
하지만 천연가스 수요 정점 도달 시기가 2030년대 중반으로 앞당겨지거나, 극단적으로 일부 국가에서 천연가스를 뛰어넘어 곧바로 재생에너지 또는 수소·전기 에너지로 전환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2일 한국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 이슬비 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탄소중립 LNG 동향과 한계’에 대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탈탄소 패러다임 속 천연가스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탄소중립 LNG와 메탄배출 관련 로드맵 등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노력 △발전·수송 부문에서 석유·석탄의 대체수요 확보 △수소·CCS 등 탄소 저감기술 개발 등이 필요하다.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탄소중립 LNG’도 그 중 하나다.
탄소중립 LNG는 LNG 전 밸류체인 상에서 발생한 탄소를 직접 저감하거나 탄소 크레딧을 통해 상쇄한 LNG를 의미한다. 이러한 개념은 2019년 쉘이 도쿄가스, GS에너지에 탄소중립 LNG를 공급하면서 첫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LNG 밸류체인 상에서 전체 탄소배출량의 67~79%는 최종소비 부문에서 발생하고 나머지는 상류 개발(7~19%), 액화(8~10%), 수송(3~4%), 기화(3~5%) 부문에서 각각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6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총 14카고(1카고당 LNG 약 6만 톤 규모)의 탄소중립 LNG가 거래된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는 전체 LNG 거래량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 규모다.
하지만 에너지전환 가속화에 따른 탄소배출 저감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탄소중립 LNG에 대한 관심 또한 증가되고, 거래까지 늘어나는 추세다.
LNG 판매자들은 주요 고객인 아시아 국가의 탄소중립 선언에 대응해 탄소배출량 산정, 정보 제공, 탄소 감축 등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셰니에르의 경우 직접 개발한 모델을 활용해 산정한 LNG 카고의 탄소배출량 데이터를 내년부터 LNG 구매자들에게 제공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 QP트레이딩은 싱가포를 파빌리온에너지와 연간 180만 톤 규모의 장기 LNG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배출량 보고와 탄소배출 산정 방법론 개발을 위해 협력키로 합의했다.
세계 최대 LNG 수입국인 일본은 총 15개 기업이 참여하는 ‘탄소중립 LNG 구매자 연합체’를 설립해 도입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탄소중립 LNG의 경우 현물 LNG 가격에 프리미엄이 추가돼 거래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물 LNG에 대한 탄소프리미엄은 같은 탄소가격에도 MMbtu당 0.2~0.6달러 정도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소가격이 높아질수록 프리미엄 가격도 올라간다.
탄소중립 LNG의 광범위한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선결과제도 많다. 명확한 개념정리부터 탄소배출량의 상세범위 및 정량적 산정 방법 제시 등이 필요하다.
탄소중립 LNG를 도입하는 기업에게 탄소감축 실정을 인정하는지 여부도 중요한 사안이다. 이는 높은 가격의 프리미엄을 포함하는 탄소중립 LNG의 도입비용을 감수할 구매자 확대를 위해 중요한 부분이다.
이슬비 가스공사 연구원은 "탄소중립 LNG 거래 활성화는 프리미엄을 포함한 도입비용과 규제에 달려있으나 현재로써는 정착되기까지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탄소중립 LNG의 성장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국내에서도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천연가스 업계 차원의 협의체 구성을 통해 제도개선을 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youn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