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판'이 뒤집어졌다…아성 3N 주춤한 사이 2K가 점령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9.06 15:28

크래프톤 시총, 게임 대장주였던 엔씨 10조 차이로 제쳐
카카오게임즈, 오딘·프렌즈샷 등 흥행성공 매출순위 1위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올해 하반기 국내 게임 산업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이 주춤한 사이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가 기업공개(IPO) 이후 적극적인 사업 확장으로 존재감을 키우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 업계 안팎에서는 국내 게임판의 세대교체가 막을 올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 2K 공습에…3N 아성, 5년 만에 ‘흔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가 나란히 게임 시장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크래프톤의 시가총액(23조4477억원)은 국내 게임업계 대장주였던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13조8749억원)을 10조 가까이 앞질렀고, 일본 도쿄 거래소에 상장된 넥슨의 시가총액(20조9667억원)마저도 앞질렀다. 크래프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742억원으로, 이미 넥슨(1577억원)과 엔씨소프트(1128억원), 넷마블(162억원)을 모두 앞질렀다.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출시한 신작 ‘오딘:발할라라이징’과 ‘프렌즈샷:누구나골프’가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면서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와 인기 순위 1위 자리를 모두 꿰찼다. 두 게임의 성과가 반영되는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상태다.

반면 지금까지 게임 산업 트렌드를 이끌어온 3N의 분위기는 마냥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소울2’로, 넷마블은 ‘마블퓨처레볼루션’을 야심차게 내놓았지만, 모바일 게임 왕좌 탈환에는 실패했고, 넥슨의 올해 첫 신작인 코노스바모바일은 이렇다 할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3N은 주식시장에서도 일제히 저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3N의 아성이 흔들린 것은 이 체제가 굳어진 지 약 5년 만이다.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2016년 무렵부터 PC 온라인 게임을 모바일로 이식하는 경향이 짙어졌고, 모바일 게임 흥행에 성공한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의 3N 체제가 성립됐다. 게임업계에선 올해 하반기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의 뚜렷한 성장을 일종의 ‘사건’으로 본다.

◇ IP엔 수명 없다지만…신규 IP 실종에 ‘발목’ 잡혔나

전문가들은 3N이 위기에 처한 근본적인 원인을 ‘신규 IP의 부재’에서 찾는다. 3N이 내놓은 작품 대부분이 ‘신작’이라는 타이틀만 붙였을 뿐, 사실상 원작을 모바일로 이식한 게임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게임을 원하는 유저들의 욕구를 채워주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학회장은 "여러 번 실패를 하더라도 끊임없이 도전해 새로운 IP를 만들어야 하는데 기존 대형 게임사들은 이를 위해 노력을 안 했다"라며 "모바일 게임으로 넘어오면서 확률형 아이템 판매 등 돈벌이에만 치중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의 성장 동력도 결국은 신규 IP의 힘에서 나왔다. 크래프톤의 대표작 ‘배틀그라운드’는 2017년 RPG(역할수행게임) 일색이었던 게임 시장에 서바이벌 슈팅 게임이라는 장르로 승부수를 띄워 오늘날 크래프톤을 만든 일등공신이 됐다. 카카오게임즈는 IPO 당시 "자체 IP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유망 개발사 투자 및 인수를 통해 신규 IP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의 개발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지분 21.6%를 보유 중인데, 향후 콜 옵션 조건을 활용해 이 회사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카카오게임즈는 ‘달빛조각사’의 개발사 엑스엘게임즈에 투자한 후 이 게임이 성공을 거두자 1180억원을 들여 회사를 인수한 바 있다.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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