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세계' 뛰어든 지방은행…채용도, 미팅도 '메타버스'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9.06 15:53

대구은행 14일 금융권 첫 메타버스 채용설명회

경남은행 메타버스 공간서 디지털 개발 메타버스 협약

지방금융 CEO 메타버스서 소통 행보

"앞으론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진화"

메타버스

▲인공지능(AI)·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최첨단 기술이 집결된 3차원 가상세계 ‘메타버스’가 각종 산업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적용되면서 콘텐츠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경기 하남시 망월동에 자리한 버추얼 스튜디오 ‘브이에이 스튜디오 하남’에서 업계 관계자들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지방은행도 메타버스(Metaverse) 열풍이 거세다. 디지털 기술 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비대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MZ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방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메타버스를 금융소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진화시킬 계획이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DGB대구은행은 오는 14일 메타버스 채용설명회를 진행한다. 금융권에서는 처음이다.

대구은행은 6일부터 16일까지 6급 신입행원을 공개 채용하는데, 서류 접수 모집기간 중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서 채용설명회를 실시한다. 게더는 미국 스타트업 게더사에서 만든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별도 설치 없이 크롬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대구은행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디지털이 강한 DGB’를 강조하기 위해 메타버스 채용설명회 방식을 택했다. 메타버스 공간에서는 자신을 대변하는 아바타를 이용해 채용 담당자를 만나고, 자유롭게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 있다.

임성훈 대구은행장은 "이번 메타버스 채용박람회는 디지털 전환 혁명에서 디지털 선두 주자가 되기 위한 대구은행의 다양한 시도 중 하나"라고 말했다.

BNK경남은행은 맘모식스와 지난 3일 ‘혁신 기술 기반 디지털금융서비스 개발을 위한 메타버스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맘모식스는 2015년에 설립된 가상현실(VR) 전문 콘텐츠 소프트웨어 개발사로, 다중 접속 소셜플랫폼 갤럭시티(Galaxity)를 제공하고 있다. 갤럭시티는 전세계 120개국, 3만명 이상의 플레이어가 가상공간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는 서비스다.

이날 업무협약도 갤럭시티에서 진행됐다. 두 기관은 업무협약에 따라 메타버스와 VR 등 디지털 혁신 기술 기반 금융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고, 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홍보와 마케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상호협력하기로 했다. 향후에는 한발 더 나아가 메타버스를 이용해 고객들이 경험하게 될 새로운 비대면 금융 채널을 발굴할 계획이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고객들이 가상공간에서 대출을 받거나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메타버스 점포 구축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B금융그룹의 전북은행은 지역금융사 처음으로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회원사에 지난달 가입하며 메타버스 구현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는 메타버스 생태계 발전을 위한 민간 중심의 협력체계로, 삼성전자, 현대차, SK텔레콤 등 300여개 메타버스 유관 기업이 참여한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신한·KB국민·우리·하나·IBK기업은행이 참여하는데 지방은행 중에서는 전북은행이 유일하게 참여했다.

전북은행은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지역기반 회원들과 지역경제 활성화와 데이터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 구현하는데 협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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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김태오 DGB금융 회장이 메타버스 음악회에 참석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각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메타버스를 이용해 소통을 자리를 갖는 등 메타버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달 메타버스 음악회와 메타버스 타운홀미팅에 참여했다.

DGB금융은 대구·경북 지역 아티스트 공연을 유튜브 채널을 이용해 중계하는 ‘온택트디(ONTACT:D)’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지난달 24일엔 이를 메타버스로 확대했다. 이 자리에 김 회장과 임직원 50여명이 참석했으며, 가상공간 의자에 착석해 공연을 관람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30일엔 게더타운에 구성한 DGB타운에서 약 90분간 직원들과 소통하는 타운홀미팅을 진행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도 이런 자리를 자주 만들어 모두에게 메타버스 체험 기회를 제공해 디지털 기업문화를 자리 잡도록 하고 새 비즈니스 창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종욱 광주은행장도 지난달 메타버스에서 지난 7월 정식 행원이 된 MZ세대 신입직원들을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송 행장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아바타를 활용해 음성 채팅 방식으로 신입직원들과 대화를 하고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송 행장은 "전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키고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이 앞으로 가상 영업점을 통해 실제 금융거래 구현까지 가능하게 될 것으로 본다"며 "이를 바탕으로 재테크 상담서비스 등 고객에 대한 비대면 서비스로 진화할 수 있도록 디지털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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