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네이버 ‘플랫폼 독주’ 제지한 금융당국, 보험업계는 ‘환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9.08 16:07

플랫폼 ‘입점’부터 ‘상위노출’까지 전 과정서 우월한 지위



플랫폼-판매업자, 갑-을 관계 형성 우려



당국 ‘불완전판매, 소비자피해, 법적책임회피’ 가능성 지적



보험업계, "동일업종 동일규제 하 공정한 경쟁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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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한화생명 및 한화손해보험, 신한생명, 삼성화재.(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 순.)


[에너지경제신문 김건우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계도기간 종료를 앞두고 카카오, 네이버 등 플랫폼 기업의 ‘금융상품 정보제공 서비스’에 대한 규제에 나서면서 그 파장에 관심이 집중된다. 그간 플랫폼의 시장지배력 강화에 따른 ‘종속’을 우려하던 보험업계는 이같은 규제를 반기는 분위기다. 플랫폼 기업이 가지는 우월한 지위를 제한하고, ‘동등한 플레이어’로서 ‘동일한 규칙’을 적용받는 공정한 규제가 이뤄질 수 있을지 업계 안팎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ㆍ네이버 등 ‘플랫폼 기업’의 금융업 진출에 대한 금융업계 전반의 우려가 커지는 추세다. ‘고객 편의’라는 대의명분을 앞세운 플랫폼 기업의 막강한 시장지배력에 업계 전체가 종속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간 직접적인 경로로 상품을 판매하던 기업들의 중간에 막강한 ‘중개업자’가 들어서게 됨에 따라, 수수료는 물론이고 플랫폼 내 ‘입점’ 과정에서 갑-을 관계가 형성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우려에도 최근 몇몇 보험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에 나섰다. 어차피 중개업자를 끼고 장사를 하게 된다면, 먼저 입점하는 게 바람직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같은 움직임은 특히 손해보험사를 위주로 눈에 띄게 나타났다. DB손해보험은 지난달 19일 ‘카카오페이 전용 암보험’을 출시했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도 카카오페이에서 적은 부담으로 가입할 수 있는 ‘미니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내년 카카오페이 자회사인 카카오손해보험 출범을 앞두고 특히 손해보험업계에서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며 "시장에서의 도태를 우려해 카카오페이와 제휴를 맺지 않을 수 없었겠지만, 이대로 보험업계가 플랫폼에 종속될 경우 수수료ㆍ광고비 등의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금융당국은 7일 ‘금융소비자 권익보호와 건전한 시장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금소법 취지에 따라 플랫폼 규제에 나섰다. 카카오페이 등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금융상품에 대한 정보’ 중 비교ㆍ추천 등 일부 방식을 ‘중개’ 행위로 볼 수 있으며, 이를 금소법상 위법으로 규정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금소법 계도기간이 이달 24일 종료됨을 알리며, 기간 내에 위법소지가 있는 정보제공을 시정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당국은 이같은 시정 요구의 근거로 △플랫폼 입점 과정에서 판매업체의 종속 가능성 △금융상품판매 자격ㆍ책임 없는 중개자에 의한 ‘불완전판매’와 ‘수수료 상승’ 방지 △플랫폼과의 계약이 아님에도 플랫폼에 대한 신뢰로 인한 계약 가능성 △정작 플랫폼은 법적책임을 지지 않는 상황 방지 등을 제시했다.

보험업계 전반적으로는 이같은 당국의 규제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간 업계에서는 플랫폼 기업들의 금융업 진출에 있어서 민원ㆍ법적책임 등으로부터 업계와 동일한 수준의 책임을 지지 않는 점을 지적해왔다. 플랫폼 기업이 자체적인 사업의 일환으로 금융업을 영위하는 것은 자유로운 경쟁 측면에서 꺼릴 것이 없지만, 구조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시정은 필요하다는 시각이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페이 등에서 제공하는 상품비교추천 서비스의 경우 ‘상위노출’에 대해 납득할 만한 명확한 기준이 없고, 카카오페이의 자의에 의해 결정되는 측면이 크다"며 "이같은 환경은 명백히 기업 간 우열을 형성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개자로서의 우월한 지위가 아닌, 판매점·대리점 형태의 동등한 ‘플레이어’로서 동일규제 아래의 공정한 경쟁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측은 이번 규제와 관련해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추가로 보완할 부분이 있을지 적극 검토해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ohtdue@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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