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문 대통령 2025년 태양광·풍력 2배 확대?…"정책연속성·비용부담 등 관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9.09 16:10

-소요 비용, 추가 보조금, 전기요금 인상, 입지 등 둘러싸고 의견 분분



-에너지업계 "발전비용, 보조금, 전기요금 인상 불가피"



-태양광협회 "부지는 충분히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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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2025년까지 태양광과 풍력 설비를 지금보다 2배 이상 확대할 것"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언을 놓고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8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언급의 실현 가능성에 찬반 의견이 엇갈린다. 업계의 대부분 인사들은 앞으로 3∼4년 안에 달성 가능한 목표가 아니라며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반면 정부와 일부 업계에선 기술개발 등을 통한 설비 단가 하락 및 발전 효율 향상 등이 이뤄질 경우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양측의 주요 쟁점은 △ 총 소요 비용 △ 재생에너지 추가 보조금 △ 전기요금 인상 여부 △재생에너지 발전용 부지 등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제2회 푸른 하늘의 날’ 기념식 영상 메시지에서 이같은 약속을 한 뒤 확대 방안으로 "기술혁신과 대형화, 주민 참여 등을 통해 신재생 에너지의 잠재력을 더욱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2025년까지 태양광과 풍력 설비를 2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약속에 대해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의 강력한 정책의지를 인정하면서도 정책 연속성 유지, 획기적 기술 개발, 막대한 비용 감당, 마땅한 입지 확보 등을 고려할 때 현실화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노동석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은 "정부의 관련 정책의지가 강하고 해당 정책이 지속된다면 꼭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다"며 "그러나 정부의 임기가 이제 반년 남짓 남겨둔 시점에 아무리 대통령이 나서서 한 약속이라고 해도 국민과 업계에서 현실감 있게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어떤 정책이든 긍정적인 효과 뿐만 아니라 부작용과 부담도 있게 마련"이라며 "태양광과 풍력 설비를 앞으로 4년 내 두 배로 늘릴 경우 전기료 인상 폭이 적지 않을 테고 입지 확보 과정에서 자연환경 훼손 등 논란도 불을 보듯 뻔한 데 어느 정권이라고 과연 이런 정치·사회적 부담을 안고 추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발전 비용 6% 증가 예상"vs"원전·석탄도 사회적비용 늘어" 

 


대통령 소속 탄소중립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에는 재생에너지를 최대 7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 그러나 그에 필요한 비용은 나와있지 않다. 그 비용을 추산할 근거로는 국회예산정책처의 지난해 발행 자료가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지난해 현재의 발전설비 계획과 에너지원별 발전 비용이 유지된다는 것을 전제로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에 따른 향후 10년간 발전 비용을 전망했다. 예산정책처는 연간 평균 발전비용 상승률은 1.3%로 물가상승률 전망(1.3∼1.6%)과 유사할 것으로 추정했다. 단순 계산하면 2025년까지는 발전 비용이 6% (1.5%*4년) 오른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에너지 비중은 원자력 29%, 석탄 35.6%, 가스 26.4%, 태양광 3%, 풍력 0.6%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kWh당 에너지 발전 단가는 원자력이 58.3원, 가스 118.7원, 태양광 139.6원, 육상풍력 138원, 해상풍력 274.5원 등으로,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가 훨씬 비싸다.

예산정책처는 "2023년까지는 신규 화력 발전과 원자력 발전이 준공됨에 따라 기저 발전원의 공급에 여유가 있어 전원구성에 따른 발전 비용 상승요인이 크지 않다"면서 "다만 2024년 이후에는 점진적으로 발전비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예산정책처는 또 "국제에너지 가격 상승과 국제 기후변화협약 이행을 위한 온실가스 배출권 비용 증가, 환경급전은 발전 비용의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기후솔루션 등 환경단체들은 "미국 바이든 대통령도 2035년까지 태양광을 40%까지 늘린다고 했다. 미국도 지금 태양광이 3∼5%인데 그럼 그것도 말이 안된다"며 "도전적인 목표제시가 중요하다. 발전비용이 중요한 쟁점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이어 "10년 전에는 재생에너지의 비율이 얼마가 될 것인가가 주된 논의였다면 이제는 탄소중립법 제정 등 재생에너지 확대의 당위성과 목표 자체가 모두 열린 상태인 만큼 과감한 목표를 선점하는 게 결고 틀린 방향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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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상 에너지원별 발전 설비용량 비중 전망.


 

"발전비용·재생에너지 보조금 증가로 전기요금 인상 불가피"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이 관계부처를 통해 받은 신재생에너지 국가 보조금 전수조사 내역을 보면 문재인 정부 들어 신재생에너지 보조금이 약 1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6000억원으로 4년 동안 2.5배 급증했다. 이는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전력거래소, 한국전력공사 등 정부 신재생에너지 보조금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분야별로 지난해 태양광에는 2조3000억여 원이 투입됐고 풍력에 3000억여 원이 쓰였다. 문재인 정부 4년간 지출된 돈을 모두 더하면 7조3366억원이 신재생에너지 보조금으로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정부는 2030년까지 태양광 3만7600㎿, 풍력 2만400㎿를 공급할 예정이었다. 지난해까지 투입된 금액과 설치용량을 근거로 2030년 보조금을 비례해 전망해 보면 연간 8조8723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현재의 2배로 늘릴 경우 연간 10조원 이상의 보조금이 투입된다는 추산이 나온다.

또한 발전사업자가 발전량의 일정 비율을 반드시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게 하는 신재생에너지공급 의무화(RPS) 제도 도입은 공기업 부채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꼽힌다. 2017~2020년 4년간 RPS제도 도입에 따른 추가비용만 8조원에 달했다. 정부는 최근 법 개정을 통해 RPS 의무화 비율 상한을 10%에서 25%로 상향 조정한 데 이어 연도별 실제 적용 비율을 앞으로 큰 폭으로 높여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전비용과 재생에너지 보조금이 상승한다면 전기요금 역시 인상이 불가피하다. 전체 전기요금에서 발전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60∼70% 정도다. 보조금 비중도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다만 정부는 2025년까지 에너지전환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올해도 전기요금 연료비연동제 도입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발생했지만 정부는 민생 안전을 이유로 인상을 유보했다.

이에 대해 김선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연구위원은 "논의 자체가 비용상승 여부만 따지는 것은 과거의 기준"이라며 "이제는 사회적으로 이 비용을 어떻게 수용하고 분담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저탄소 생태계로의 전환과 2050년 탄소중립이 글로벌 뉴노멀이 된 상황에서 일자리를 만들고, 파생되는 산업 등 새로운 경제적 기회에 집중해서 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고 비용이 증가한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며 "앞으로 원전과 석탄도 사회적·환경적 비용이 갈수록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태양광산업협회 "2030년까지 최소 31GW 가능", 해상풍력은 ‘글쎄’ 

 


태양광으로 전기를 만들려면, 패널을 설치할 수 있는 넓은 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같은 국토 면적이 좁은 나라는, 쉽지 않은 일이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비중을 최대 70.8%까지 늘릴 경우 태양광은 450GW가 보급돼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이 발간한 ‘2020 신재생에너지백서’에서는 태양광 발전 시장잠재량을 369GW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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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태양광산업협회가 발간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태양광 지목별 입지확보 계획안’을 보면 우선 공장(산단)과 폐염전, 4대강 자전거 도로 등 10대 부지에 공급을 확대하면 2030년까지 최소 31GW, 최대 93GW 규모 태양광 보급을 달성할 수 있다고 나와있다. 국가통계에 나와 있는 각 지목과 지목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태양광을 보급할 수 있는 곳을 더해 태양광 보급량을 분석했다. 구체적으로는 △공장(산단) △창고 △매립지 △국립공원 주차장 △폐염전 △노외 주차장 △학교 △체육관 △4대강 한천 자전거도로 △건물에 재생에너지를 신속하게 보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기술 수준을 견지하되 건물은 신재생설비의무화제도를 도입하고 건물일체형태양광발전시스템(BIPV) 등 기술 혁신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정부는 태양광과 함께 해상풍력을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의 핵심으로 꼽고 있다. 태양광은 국토가 좁아 한계가 있어 대규모 재생에너지 단지 조성이 가능한 곳은 사실상 해상뿐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정부와 여당이 해상풍력발전단지 시설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국내에 가동 중인 해상풍력은 6개소 137.5MW이다. 여기에 지자체 공공주도사업과 민간사업자의 해상풍력 추진계획이 100개 이상이다. 전북 서남권 2.4GW, 전남 신안 8.2GW, 울산·동남권 6GW 등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해상풍력 사업 대부분 해양생태계 파괴, 조업구역 축소, 선박 항행 장애 등의 이유로 어업인들의 강력한 반대를 불러일으키고 있어 이른 시기에 프로젝트를 완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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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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