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 주가하락 불가피…본원 경쟁력 확대로 반등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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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
SK이노는 오는 1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을 분할하는 안건을 승인과 정관 일부 개정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 임시 주총에서는 배터리사업 및 석유개발 사업 부문 분할안건과 이익배당을 금전 외 주식으로 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을 골자로 한 정관 변경안건이 올라갔다.
분할 방식은 SK이노가 신설 법인 지분 전량을 갖는 물적분할 방식이다. 배터리 자회사 공식 출범일인 다음달 1일을 기점으로 ‘SK배터리 주식회사’(가칭)와 지주사격인 ‘SK E&P 주식회사’(가칭)가 설립된다. 분할 이후 존속 법인인 SK이노는 친환경 포트폴리오 개발을 맡는 지주회사 역할에 집중하게 된다.
업계는 SK이노가 배터리 사업부 분사 이후 기업공개(IPO)를 통한 대규모 투자 재원 조달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한다. SK이노는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오는 2022년까지 4조원, 2025년까지 14조원에 달하는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앞서 LG화학도 지난해 12월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키고 연내 IPO를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단기적인 주가 급락 여부다. 앞서 배터리 사업 분할에 나선 LG화학도 주가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9월 분할 계획을 밝힌 당일 주가가 5% 넘게 떨어졌다. SK이노 역시 지난 7월 1일 김준 SK이노 총괄 사장이 지주사 전환과 배터리 사업 분할을 예고했을 당시에도 주가는 하루 만에 8.8% 하락했다.
업계는 LG화학 사례와 마찬가지로 SK이노가 단기적인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가 물적분할을 통해 배터리 사업을 분할한 뒤 상장할 경우 모회사 지분이 희석되는 효과가 있어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효과다. 특히 SK이노의 배터리 경쟁력을 보고 투자를 결정한 소액주주는 신설 법인 지분을 받을 수 없어 이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예상된다.
다만 IPO는 장기적으로는 분할을 통한 재원 확보로 SK이노가 배터리 사업을 확장하는 기점이 될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배터리 전문 회사로 거듭나면서 본격적인 2차전지 사업 확장과 수익성 확보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SK이노 배터리 사업 매출은 지난해 기준 약 1조6000억원으로 세계 6위권에 머물고 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이노는 적어도 1년 이내에 기업공개 계획이 없고 2022년부터 자회사 현물배당 지급으로 차별화된 주주 친화적 대응을 한다는 점, 단기간 내에 신설법인에 보유 지분율 변화가 없다는 점은 주가 할인율 적용과 거리 두기가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jinsol@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