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 백악관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좌),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우)와 공동 화상 회의를 하며 새로운 3자 안보 파트너십을 출범했다.(사진=EPA/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과 영국, 호주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새로운 3자 안보 파트너십 출범에 합의했다.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중국 견제에 총력을 가하는 미국이 동맹을 규합해 대중 포위망을 넓혀가는 모양새다. 특히 미국은 영국과 함께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지원키로 하는 등 대중 군사력을 강화하고 동맹의 동참을 독려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호주의 정상은 15일(현지시간) 3국의 새로운 안보 파트너십인 ‘오커스’(AUKUS) 체결을 발표했다.
3국 정상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규칙에 기초한 국제 질서라는 지속적 이상과 공동 약속에 따라 파트너 국가와의 협력을 포함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외교, 안보, 국방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성명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명의로 발표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AUKUS 결성을 역사적 조치로 치켜세우며 21세기와 미래의 위협에 더 잘 대응하기 위해 동맹에 투자하고 새롭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력 분야로 사이버 공간과 인공지능(AI), 양자(Quantum) 기술, 수중 영역 등 중요 기술과 군사능력을 지목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장거리 타격 능력도 협력 분야로 꼽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대서양과 태평양 파트너들의 이익을 가르는 합리적 차이도 없다면서 인도태평양을 중심으로 한 협력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아세안(ASEAN)과 쿼드(Quad), 인도태평양, 유럽 및 전세계의 동맹 및 파트너와의 협력도 계속하겠다고 했다.
영국과 호주는 미국의 전통적 동맹이다. 영국은 미국과 유럽 간 대서양 동맹에 있어 주춧돌과 다름없는 나라로 지난 5월 항공모함 퀸엘리자베스호를 아시아에 파견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의 관여 수위를 높였다.
호주 역시 미국, 뉴질랜드와 함께 태평양안보조약(ANZUS)을 체결, 올해로 70주년을 맞았다. 미·영·호주 3개국은 또 영미권 정보동맹 ‘파이브아이즈’의 주축 국가이기도 하다.
특히 주목받는 건 미국이 영국과 함께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지원키로 한 점이다. 미국은 핵 비확산 체제 유지 방침을 고수하고 있으며 1958년 영국이 마지막이었을 정도로 핵추진 기술 공유를 꺼리고 있다. 한국의 경우에도 김현종 당시 국가안보실 2차장이 작년 10월 방미 때 핵잠수함 확보에 필요한 핵연료 제공을 요청했을 때에도 미국이 난색을 보였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런 미국이 ‘지원 불가’ 원칙까지 깨면서 핵 기술 지원에 나선건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지역 군사력 강화 및 동맹 규합에 두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의 무게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미 정부 고위당국자는 브리핑을 통해 한 번만 있는 일이라면서 예외적 사건임을 강조했다.
3국 정상 역시 호주의 핵잠수함 보유 지원이 핵확산을 돕는다는 비판이 나올 것을 의식한 듯 "3국은 글로벌 비확산에서 리더십 유지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리슨 총리도 "분명히 하자. 호주는 핵무기 획득이나 민간용 핵능력 확립을 추구하고 있지 않다"며 "우리는 핵 비확산 의무를 계속 충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이에 즉각 반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의 류펑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 요청에 이들 국가가 "제3국의 이익을 해치거나 표적으로 삼는 배타적인 블록을 구축해서는 안된다"며 "특히 냉전 사고방식과 이념적 편견을 떨쳐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24일엔 일본, 인도, 호주 정상과 함께 첫 대면 쿼드 회담을 한다. 21일 있을 유엔총회 연설과 22일 소집한 화상 백신 정상회의 등 각종 일정 역시 일정 부분 중국 견제에 초점을 두고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