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투자 본격화·中공급망 확보…K배터리, 하반기 글로벌 진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9.22 10:17

LG엔솔 이어 ‘SK배터리’ 독립 ‘3사체제’ 구축
투자 확대로 세계 배터리시장 지각변동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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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지난 7월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Story Day)’에서 창립 60년을 한해 앞둔 SK이노베이션이 ‘탄소 사업에서 그린 중심 사업’으로 회사의 정체성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를 발표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남은 하반기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나선다. LG엔솔에 이어 SK이노가 배터리 사업부를 독립시키면서 ‘K배터리 삼국시대’가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이노는 가파른 생산 능력 확대와 함께 중국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등 새로운 공급망을 확보했고 삼성SDI는 미국 투자를 앞두고 있다. 선두를 달리며 승승장구하던 LG엔솔은 충당금문제로 기업공개를 앞두고 숨 고르기를 하는 모양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 배터리 사업부는 다음달 1일 신설법인 ‘SK배터리 주식회사(가칭)’로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사업부 분사를 통해 전문성과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제2의 도약’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 제2의 도약 노리는 ‘SK배터리’

SK이노 배터리 생산 능력은 현재 연간 40GWh 수준이다. 분사를 통해 이를 2025년 200GWh(기가와트시), 2030년 500GWh 수준으로 빠르게 늘린다는 계획이다.

도약을 위한 발판은 미국 포드와 공고한 협력관계다. 두 회사는 지난 5월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에스케이’ 설립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기반으로 2025년까지 연간 생산량 60GWh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와 손잡는 완성차 업체도 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샤오펑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니켈 함량이 80% 이상으로 높은 ‘하이니켈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샤오펑은 중국 3대 전기차 업체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배터리 업체와 수주경쟁에서 앞선 것으로 의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외에 유럽 수주도 증가세로 알려졌다. 수주잔고도 지난 7월 기준 1테라바이트에서 두달만에 이를 넘어섰다.

업계 전망을 상회하는 속도로 점유율이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이노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5.4%로 5위에 올랐다. 지난해 SK이노 배터리 성장률은 274.2%를 기록해 상위 5개 업체 중 가장 높았다.

◇ 삼성SDI ‘미국 투자’·LG엔솔 ‘숨고르기’

삼성SDI는 미국 투자를 앞두고 있다. LG엔솔은 제너럴모터스(GM)와, SK이노는 포드와 손잡고 현지 합작공장 건설에 나선 상황이다. LG엔솔, SK이노와 달리 미국에 배터리셀 생산공장이 없는 삼성SDI는 지난 7월 말 2분기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진출 공식화했다. 당시 손 미카엘 삼성SDI 전무는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려운 단계지만 시기적으로 늦지 않게 미국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리비안 등과 합작사 설립 가능성을 점친다. 스텔란티스는 미국 3위 완성차 회사로 GM과 포드에 이어 전기차 경쟁력 확보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엥(PSA)이 합병한 업체다. 아직 삼성SDI는 공식적인 계획을 밝히진 않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투자 경쟁이 거세지면서 조만간 대형 투자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잇따른 대형 리콜에 발목 잡힌 LG엔솔은 숨 고르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GM은 지난달 10억 달러(약 1조1835억원)를 들여 쉐보레 볼트 EV 7만3000대를 추가 리콜하기로 했다. GM은 배터리 공급사인 LG전자와 LG엔솔에서 충당금을 받아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충당금으로 인한 단기적인 손실은 불가피하지만, 완성차 업체와 구축한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장기적인 경쟁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LG엔솔은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최대인 생산능력 120GWh를 갖췄다. GM, 현대자동차그룹 등과 손잡고 배터리 생산능력을 2023년까지 260GWh까지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현대차그룹과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장공장 설립에 돌입했다. 2023년 상반기 완공 후 2024년 상반기 중 배터리셀 양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합작공장은 연간 10GWh 규모 배터리셀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밖에 LG엔솔은 GM과 5조4000억원을 들여 미국에 총 70GWh 규모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K배터리 3사가 공세적 투자와 분사를 서두르는 이유는 중국 기업과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어서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기업 합산 점유율은 34.7%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중국 업체 시장 점유율은 43.6%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할 것은 대비한 증설 경쟁이 선명해지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이 지금이 투자를 확대할 적기라고 판단해 생산능력 확대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jinso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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