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작년 순익 벌어...대출 혼란 속 '4대 금융은 웃었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10.27 15:17

KB·신한·하나·우리 3분기까지 순익 12.2조…34.6%↑

지난해 한 해 순익 대비 12.9% 이미 늘어



KB·신한 '4조 클럽', 하나 '3조 클럽' 입성 예고

이자·비이자이익 상승…충당금은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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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국내 4대 주요 금융그룹이 3분기 만에 이미 지난해 한 해 순이익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금리 인상에다 대출 규제까지 맞물려 이자이익이 더욱 높아졌고, 비이자이익도 성장하며 어느 때보다 좋은 실적을 거뒀다.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4조 클럽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하나금융그룹은 3조 클럽을 바라보고 있다. 앞으로 대출 규제가 더욱 강화되면 은행들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지금의 상승세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4대 금융 3분기 누적 수익, 작년 한해 순익 보다 13%↑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총 12조2114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733억원)에 비해 34.6% 증가했다. 절대 규모로 약 3조원 이상 늘었다.

지난해 한 해 순이익도 모두 넘어섰다. 지난해 한 해 순이익을 보면 KB금융은 3조4552억원, 신한금융 3조4146억원, 하나금융 2조6372억원, 우리금융 1조3073억원으로, 4개 금융그룹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모두 이보다 앞선다. 지난해 한 해 총 순이익인 10조8143억원에 비해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2.9% 더 늘어난 상태다.

지금의 기세라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연 4조 클럽 달성이 가능하다. 하나금융은 그동안 KB금융과 신한금융이 달성했던 연 3조 클럽에 가입할 전망이다. 우리금융도 2조원 중후반 수준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가장 높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순이익만 보면 신한금융이 2.5%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나머지 3개 금융그룹은 3분기에도 성장세를 보였다.

금융그룹의 성적이 이처럼 역대 최고 실적을 내고 있는 이유는 은행과 비은행 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금리인상에 더해 대출 규제까지 맞물려 각 은행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빨리 대출을 받고자 하는 수요에 불을 지폈고, 전세대출 등 실수요도 이어졌다. 여기에 금리는 더욱 높아지며 이자이익이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4개 금융그룹의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총 25조1억원으로, 1년 전(21조9474억원) 대비 13.9% 높아졌다.

비이자이익 또한 개선됐다. 금융그룹사들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보강해 온 결과다. 특히 우리금융의 경우 아직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완성되지는 않았으나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7.2% 증가한 1조919억원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가 컸다. 우리금융 측은 "자회사 편입 효과와 기업투자금융(CIB) 역량 강화에 따른 투자은행(IB) 부분 손익과 신탁 관련 수수료 등 핵심 수수료이익 증가 등에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의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9% 늘어난 2조6064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의 비이자이익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8%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규모는 2조8151억원으로 4개 금융그룹 중 가장 크다.

반면 충당금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감소했다. 각 금융그룹의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 제충당금순전입액 등 충당금 규모는 총 1조7626억원으로, 1년 전(3조894억원) 대비 42.9%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위기를 극복하면서 부실 우려도 줄었고, 건전성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 "대출규제 강화 은행들에 긍정적"…주주환원 요구 강해져


지금의 상승세는 4분기는 물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다. 4분기부터는 지난 8월 단행된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그룹의 순이자마진(NIM)이 뚜렷하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규제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가산금리 인상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여 은행들의 이자이익 상승 추세도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26일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한 것을 두고 "정부는 은행이 과잉 대출에 대한 책임을 지는 대신 대출금리 인상을 어느 정도 용인하고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이번 대책의 가장 큰 수혜는 은행업종이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그룹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금융그룹들도 분기배당, 중간배당 등을 시행하고, 자사주 취득도 검토하면서 주주환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힌 상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당국 배당 자제 권고로 배당성향이 기대보다 낮았던 만큼 올해는 주주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배당 정책을 펴려고 한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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