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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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
악성 리뷰 또는 별점 테러로 인해 음식점 점주들이 겪는 고통은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이다. 특히 지난 6월 발생한 음식고객의 ‘새우튀김 갑질’ 사건은 급기야 점주의 사망까지 초래하게 되었다. 이 사건은 음식을 주문한 손님이 새우튀김이 너무 바짝 익었다며 새우튀김 값의 환불을 요구해서 환급받은 후, 또다시 전체 음식값의 환불을 요구하고 악성댓글과 함께 별점 1점을 준 사건이다. 이후로도 계속 항의를 하고 배달앱에서도 음식점으로 연락을 하자 충격을 받은 점주가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하였다.
정의당 ‘6411 민생특별위원회’와 ‘정의정책연구소’가 발표한 ‘배달앱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의 배달앱 이용 자영업자 중 별점테러나 악성리뷰로 인한 피해를 경험했다는 비율이 63.3%에 달했다.
이처럼 악성댓글이나 별점 테러가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플랫폼 사업자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먼저 배달의 민족은 리뷰 블라인드 정책, 클린 리뷰시스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도입했다. 그리고 쿠팡이츠는 점주 보호를 위한 전담조직 신설은 물론 리뷰에 욕설, 폭언, 성희롱 등이 포함된 경우 신속하게 차단 조치하고 이용자에 대해서는 이용제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였다. 또한 점주가 직접 댓글을 달 수 있는 기능도 도입하였다. 네이버도 키워드 리뷰를 선보였는데, 이것은 이용자가 별점을 매기는 것이 아니라 장점을 설명하는 키워드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재료가 신선해요’, ‘매장이 청결해요’ 등 업종별 대표 키워드 중 이용자의 경험과 가까운 키워드를 고르도록 하고, 네이버가 이를 취합해 상위 선택 키워드를 노출하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의 우버 택시처럼 기사와 승객이 상호 평가를 하게 하여 문제있는 공급자뿐 아니라 문제있는 소비자들을 파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한편 정부도 악성 리뷰 피해 예방을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섰는데, 지난 7월 방송통신위원회는 ‘플랫폼 서비스 리뷰-별점 제도 개선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이렇게 악성댓글이나 평점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기업이나 정부가 다각도의 노력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정작 댓글이나 평점제도를 없애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인터넷을 통한 쇼핑과 주문이 급증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범위가 매우 넓어졌다. 이에 따라 구매 또는 경험해보지 않은 대안의 선택 가능성이 매우 커졌는데, 소비자들은 선택을 잘 하기 위해서 먼저 경험한 사람들의 후기를 중요한 정보로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음식점 선택은 경험하지 않으면 그 품질을 파악하기 어려운데, 선택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경험하지 않은 대안들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짐으로써 이미 경험한 사람들의 의견들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악성댓글이나 평점 테러로 인한 폐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댓글이나 평점을 없애는 것에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것이다.
특히 소비자들이 정보를 얻는 정보원중 공급자가 제공하는 정보에 대한 신뢰는 낮은 반면 친구나 가족, 이웃이 제공하는 정보는 신뢰도가 높기 때문에 이와 유사한 동료 소비자들이 올린 댓글이나 평점에 대해서도 신뢰를 하는 것이다. 또한 인터넷을 통한 거래가 편리하지만 그만큼 잘못 선택할 위험성도 크기 때문에 더욱 정보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댓글이나 평점을 올리는 것도 소비자이고 이를 필요로 하는 것도 소비자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객관적 평가를 하지 않거나 악의적인 평가를 할 경우, 이것은 다른 소비자들의 선택에 그리고 돌고 돌아 소비자들 모두의 선택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의 구매후기나 사용후기로 인해 선택이 잘 이루어졌다면, 소비자들은 자신이 올린 후기가 다른 사람들의 선택에도 도움을 준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는 좋은 상품이나 서비스는 더욱 선택될 수 있게 만들고 나쁜 상품은 도태되도록 만들어 바람직한 시장환경을 만드는 결과도 초래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