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불똥 튄 美-EU 철강무관세…업계 "對美 쿼터제 완화가 해답"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11.01 16:04

정부, 철강업계와 긴급대책회의

"철강·알루미늄 232조 조치 재검토 및 개선 협의 추진하겠다"

철강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낞 점화봉에 불을 붙여 3고로 풍구에 화입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철강 관세 합의로 비상이 걸린 우리 철강업계가 정부와 뜻을 모아 미국에 ‘쿼터제 완화’ 등을 요구하는 등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EU는 전날(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로 시작된 철강 관세분쟁을 해소하기 위한 합의안을 도출했다.

알려진 바로는 미국이 EU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 부과해온 관세를 철폐, 과거 수입 물량에 기초해 무관세 물량을 부여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EU는 미국산 제품에 대한 10%의 보복관세를 철회한다는 계획과 무역확장법 232조와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을 종료하고, 2024년 철강 공급과잉 해소 및 탈(脫)탄소화를 위한 글로벌 협정 체결을 목표로 협의를 개시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우리 철강사들의 경우 미국에 직전 3개년의 평균물량으로 설정된 쿼터 이상을 판매할 수는 없는 상황인 만큼, EU 무관세 쿼터 규모에 따라 우리 철강업체들에게 영향이 있을 것이란 내다보고 정부 당국과 협의를 통해 현재의 쿼터제도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2018년 무역확장법 232조 협상 당시 25% 관세 부과를 면제받는 대신 철강 수출을 직전 3년 평균 물량의 70%로 제한하는 쿼터를 받아들인 상태인데 이번 미국과 EU간 합의로 한국산 철강의 대미 수출 여건이 불리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우선 현지 수요기업, 투자기업 등과 함께 적극적인 아웃리치(접촉·설득) 활동을 전개해 한국산 철강재에도 232조 조치 완화 및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현재 미국과 EU간 합의안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 지 파악이 되지 않고 있어 내용을 우선 파악한 후에, 전반적인 입장을 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알려진 미-EU 관세 합의안 관련해, 아직 확정된 합의문이 발표되지는 않은 상태로 상세 내용이 공개돼야 국내 철강업계 영향도에 대한 정확한 전망이 가능하다"며 "이번 미-EU 합의안에 따르면 유럽은 TRQ(저율관세할당) 방식으로 수량을 모두 소진한 뒤에라도 일정 관세를 부과받고 수출을 진행할 수 있는데 반면, 한국은 직전 3개년의 평균물량으로 설정된 쿼터 이상을 판매할 수는 없는 상황으로 현재 미국의 시황을 고려하면 EU 무관세 쿼터 규모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필요시 정부 당국과 협의를 통해 현재의 쿼터제도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대응을 요청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그간 미국 쿼터제로 수출 물량이 크지 않았다. 향후 수출 물량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조정이 필요한데 미국이 EU에 무관세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가격 경쟁력 등에서 더 불리해졌다"며 "기업별로 나설 문제가 아닌 국가간 대응이 필요한 만큼 정부에 업계의 의견을 전달하고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한국철강협회 측도 "이번 합의결과가 큰 틀에서는 발표됐으나 우리 수출기업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대상품목별 쿼터량 등의 구체사항이 발표되지 않은 상태라 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현 시점에서 언급하기는 어렵다"며 "그간 미측에 대해 우리 정부는 미-EU간 232 합의시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기존조치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은 계속 요구해 온 터라 추후 미-EU간 구체적인 합의내용이 발표되면, 향후 미국과 협상에 대한 입장을 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발표된 미국과 EU간 철강 관세 합의에 대한 우리 업계의 수출 영향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오후 4시30분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산업정책실장 주재로 철강·알루미늄 업계와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미-EU 철강 관세 합의에 따른 수출 영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한국철강협회와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KG동부제철·세아제강 등 주요 대미(對美) 수출 철강사 11곳, 한국비철금속협회가 참석했다.

고자 이날 산업정책실장 주재로 철강·알루미늄 업계와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미국과 EU 간 철강 관세 합의로 인해 한국산 철강산업부 측은 회의에서 이번 합의로 EU산 철강의 대미 수출이 증가할 경우 우리 수출에 대한 일정부분 영향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에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산 철강에 대한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 완화를 위해 미국 측과 조속히 관련 협의에 나설 계획이란 설명이다.

주영준 산업정책실장 "한국은 미국에 고품질 제품을 공급하는 공급망 협력국이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맺어진 긴밀한 경제·안보 핵심 동맹국"이라고 강조하며 "미국 정부와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국내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32조 조치 재검토 및 개선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산업부 담당 국장급을 워싱턴 D.C.에 파견해 미 무역대표부(USTR) 및 상무부와 면담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연내 한미간 고위급 협의를 계기로 232조 재검토 및 개선을 계속해서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한국 철강에 대한 기타 국가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등 수입 규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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